“17명 피해 내몰린 아이들”…강원 초등교 기간제 교사 성추행 파문
강원지역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13세 미만 미성년 학생들에게 10회 이상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피해 학생·목격자 17명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학교는 피해 신고 이후에도 설문 결과만을 근거로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학부모와 지역사회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4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해당 학교에 근무했던 기간제 교사 A씨가, 학생 B양 등 여러 아동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A씨는 올해 3월, 설문조사에서 추가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 학생 부모가 재차 문제를 제기한 뒤에도 학교는 후속 조치에 소극적이었으며, 추가 피해 호소 역시 “설문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학부모들이 7월 4일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사건을 공론화하자, 2차 무기명 설문조사에서 학생 13명(피해·목격)이 추가 진술을 했고, 기명조사에서는 모두 17건의 성추행 응답이 집계됐다. 학부모들은 “아이들 사이에 이미 변태 선생님으로 소문이 날 정도였는데, 학교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강한 불신을 표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신고를 기피하거나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조치가 미흡했다”고 사과했다. 성희롱 예방 교육, 상담 지원, 심리치료 등 후속 조치를 약속하며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강원경찰청은 7월 8일 학교 측으로부터 설문조사 자료를 넘겨받아 기간제 교사 A씨에 대한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한 경우, 해당 학교에도 조사 협조가 요청된 상태다. 경찰은 피해 학생 전원에 대한 보호 조치는 물론, 미처 드러나지 않은 피해를 추가로 찾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한편, A씨는 학교 측을 통해 일부 행위는 인정하지만 추가 성추행 혐의는 부인 중으로 알려졌다. 수사와 피해 지원이 동시에 진행 중인 가운데, 학교 내 아동 대상 성범죄의 은폐·늑장대응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며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교사의 일탈에 그치지 않고, 아동 보호 시스템과 교육 현장의 즉각적 대응 미흡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학교와 수사기관의 대응뿐 아니라,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