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사실 드러나면 내란당”…정청래, 국민의힘 해산론 거론

비상계엄 사태 당시 추경호 의원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내란당’ 해산론까지 꺼내며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 수위를 치솟게 만들었다. 야권의 ‘위헌 정당 심판론’은 수사 확대와 정국 분열을 예고하며 정치권 공방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그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국민의힘은 내란당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위헌 정당 해산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고 공개 경고했다. 그는 이어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열 번, 백 번, 천 번, 만 번 해산돼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스스로 해체할 것인지, 국민과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당할 것인지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와 절연하지 않고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을 끊어내지 못하는 한 내란당의 오명을 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전현희 최고위원 역시 “김건희의 통일교 집단 입당 청탁에서 드러난 정교유착 의혹은 헌정 질서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라며 “국민의힘의 실체가 ‘건희의 힘’이자 윤석열 정권 출범부터 위헌 정당이었음을 알리고 있다”고 발언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내란에 대한 반성 없이 윤석열을 옹호하고 헌재 판결을 부정하는 행태가 지속되면 위헌 정당 해산 심판 대상이 된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거들었다.

한편 민주당은 야당의 간사 선임안 상정을 두고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있으라”며 발언한 데 대해 격렬히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는 “초선이 5선의 말에 따라 가만히 앉아 있으란 말인가. 구태스럽고 썩은 5선보다 훌륭한 초선 의원이 더 많다”고 비꼬았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초선도 국민 대표이고, 나 의원 발언은 국민의 입을 막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 방안을 시사했다. 초선 김상욱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개념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은 국회가 수사기관에 고발한 사안에 대해 바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일부 의원들에 대한 수사 및 재판 절차가 지나치게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정치권은 내란 방조 의혹과 위헌 정당 해산론, 그리고 국회의원 윤리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는 해당 이슈를 오는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