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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위약금 면제에 가입자 대이동”…통신3사, 해킹 후폭풍에 위기감 고조
경제

“SK텔레콤 위약금 면제에 가입자 대이동”…통신3사, 해킹 후폭풍에 위기감 고조

한채린 기자
입력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후 위약금 면제를 공식화하자, 통신시장에서 대규모 번호이동 등 가입자 이탈 현상이 최근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보상책을 넘어 업계 신뢰 위기와 산업 구조 재편이라는 경제적 함의에 주목하고 있다. 통신3사의 대응 전략과 단통법 폐지라는 정책 변화가 시장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7월 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하루 만에 1만여 명이 타사로 번호이동을 신청했다.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1,700~2,000명씩 늘었다. 전산 휴일인 6일을 제외하면, 7월 14일 위약금 면제 종료일까지 이탈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위약금 면제 결정한 SKT / 연합뉴스
위약금 면제 결정한 SKT / 연합뉴스

이번 ‘탈출 러시’의 배경에는 4월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와 그 이후 지속된 신뢰 하락, 그리고 SK텔레콤의 파격적인 위약금 면제 결정이 자리한다. 4월 18일 24시 기준 약정 보유자 중 19일 0시부터 7월 14일 24시 사이 타사 이동 고객은 위약금을 물지 않으며, 이미 납부한 위약금도 환급된다. 단, 단말기 할부금은 남는다.

 

SK텔레콤은 8월 50% 요금 할인, 연말까지 매달 50GB 추가 데이터, 5,000억 원 규모 고객 감사 패키지 등 역대급 보상을 잇따라 내놨지만, 이미 흔들린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해지 고객에겐 멤버십 등급과 가입연수 복원 등 후속책도 내놨다.

 

경쟁사들은 “위약금 면제”, “무료 이동” 마케팅으로 적극 맞불을 놓고 있다. 일각에선 대리점 현장 불법보조금, 페이백, 자극적 광고 대본 등 부작용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판매점과 소비자 간 계약과 장려금 환수 등의 분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 현장 혼란도 나타난다.

 

시장 전반에는 단순 인력·보상 문제가 아닌, 단통법 폐지로 인한 지원금 경쟁, 신규 요금제 출시 등 근본 제도 변화까지 맞물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신3사 모두 실적 충격과 함께, 공격적 서비스 혁신·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정보보호 강화와 관련, SK텔레콤은 5년간 7,000억 원 투자와 전문인력 증원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업계와 정부 합동조사, 과징금 산정 등 법적·재정적 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 이탈을 넘어 통신시장 판도 변화, 법·제도 정비 등 구조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며 “신뢰 회복과 정보보호,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한 중·장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정책 방향과 시장 흐름은 7월 14일 면제 종료 이후에도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통신3사는 신뢰 회복과 혁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통신산업의 새 균형점 모색에 나설 전망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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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통신시장#위약금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