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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 만성질환 위험 키운다”…전신 건강 위협에 업계 경각심
IT/바이오

“치주질환, 만성질환 위험 키운다”…전신 건강 위협에 업계 경각심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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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이 단순한 구강 건강 이슈를 넘어 만성질환 위험인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 환자 수가 감기를 넘어 국내에서 가장 흔한 질환 자리에 올랐다. 업계는 치주염의 세균이 혈관을 통해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생활습관 개선과 과학적 예방 전략이 ‘만성질환 관리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싼 잇몸과 그 지지 조직(잇몸뼈, 백악질, 치주인대)에 발생하는 염증 질환이다. 단순히 잇몸에서 피가 나는 초기 치은염을 넘어, 치주염으로 진행되면 잇몸뼈가 파괴돼 치아 상실에까지 이르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특히 잇몸은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해 세균 및 염증 유발 물질이 전신으로 확산될 기반이 된다. 치아와 잇몸 사이 접합부, 즉 ‘치주낭’ 부위는 연조직과 경조직이 만나는 특이 구조로, 균이 침투하기 쉬운 전신 감염의 주요 통로로 지목된다.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인 치주염 원인균인 진지발리스(P. gingivalis)와 그 독소는 혈류에 유입돼 혈관 내피세포의 만성 염증을 촉진한다. 이는 죽상경화반(혈관 내 섬유-지질 침착물) 형성 등 심혈관계 손상,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과의 연관성을 높인다. 최근에는 진지발리스 유래 독소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도 발견돼, 구강 내 병원체가 혈관을 거쳐 뇌혈관 장벽을 뚫고 치매 병태에까지 개입한다는 정황이 속속 보고된다.

 

치주염에 의한 만성 염증은 면역계 자극, 인슐린 저항성 증가, 혈당 조절 악화 등 다양한 대사적 부작용으로도 이어진다. 이러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실증되면, 치주염 관리가 단순 구강 건강을 넘어서 고혈압·심혈관·당뇨·치매 등 중증 만성병 예방 전략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구강 내 세균은 최대 700여 종에 달하며, 칫솔질만으로 제거 가능한 세균막은 절반 남짓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치실, 치간 칫솔 등 보조기구와 ‘변형 바스법’ 등 과학적 양치법을 결합한 습관화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물리적 관리 외에도 정기 스케일링, 불량 보철물 개선 등 체계적 점검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치주질환과 만성질환의 연관성을 규명한 글로벌 연구 결과에 주목하며, 의료기술 융합과 정밀 진단, 환자 맞춤 예방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치주 건강을 포함한 전체 건강 데이터 통합 관리가 확대되는 추세다.

 

김현 고대안산병원 치과치주과 교수는 “치주염은 완치가 아닌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라며 “특히 수면 전 양치질 등 생활습관 개선이 장기적 예방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치주질환과 만성질환의 연관 메커니즘 규명에 따른 정밀 예방환경 구축 여부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술과 의료, 데이터 관리의 결합이 새로운 건강관리 패러다임의 기점이 될 전망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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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진지발리스#김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