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o에 한국적 맥락 입혔다”…KT, SOTA K 출시로 본 AI 국산화 새 도전
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GPT-4o 기반 한국 특화 인공지능(AI) 모델 ‘SOTA K’를 공식 출시했다. 글로벌 대형 언어모델(LLM)들이 영어권 중심 데이터로 학습돼 한국어와 한국 사회·문화 맥락 반영에 한계를 지녀온 상황에서, KT의 이번 행보가 국내 AI 생태계와 산업 현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한국어 AI 주권 경쟁의 실질적 변곡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OTA K는 GPT-4o 아키텍처에 한국어와 문화적 맥락, 사회적 규범까지 대규모 특화 데이터로 학습시켜 등장했다. KT는 국내 유관 기관, 민간 데이터, 전문 영역 자료 등 방대한 고품질 한국어 자료를 수집해 기술의 토대를 다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GPT-4o의 언어 처리 능력을 한국 환경에 최적화했으며, ‘데이터 주권 보호, 한국 문화 이해, 모델 선택권 보장, 책임감 있는 AI’라는 4대 철학을 구현해 내세우고 있다.

이 모델은 표준 한국어뿐 아니라 경어체, 방언, 법률·금융·역사 분야 전문 용어 생성까지 문제없이 구현한다. 특히 한국사·한국어·한국 법령 등 국내 공무원 시험, 귀화 시험 등에서 기존 GPT-4o 모델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전문성을 요하는 보험 약관 해석(메리츠화재), 맞춤형 학습(EBS), 의료 데이터 설명(연세의료원), 산업 질의 응답(한국전력공사) 등 다양한 B2B·B2C 활용 가능성도 실제로 검증됐다.
경쟁 LLM들과 달리, SOTA K는 국내 클라우드 리전에서 운영돼 기업·기관의 데이터 주권과 보안성을 높였다. 자체 개발한 벡터 기반 한국 특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과 결합해, 고객사별 정보 시스템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사용자는 기업 고유 데이터와 기밀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RAG를 통한 최신 정보·지식까지 실시간 반영받을 수 있다.
글로벌 AI 생태계에서는 오픈AI·구글·앤트로픽 등도 다국어 지원 및 정책 커스터마이징을 서두르고 있으나, 특정 국가 맞춤형 LLM 개발·상용화는 아직 드문 흐름으로 평가된다. 해외진출 기업, 공공·금융 등 민감한 산업을 우선 겨냥한 전략이 국내외 경쟁사 대비 차별점으로 꼽힌다.
AI 상용화 확대를 위한 법·제도와 책임성 논의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SOTA K는 ‘데이터 주권’ 원칙에 따라 국내 정보를 국내 클라우드에 저장 관리하며, AI 윤리와 거버넌스 지침 준수도 강조한다. 향후 맞춤형 산업별 인증 및 신뢰성 평가가 사업 확장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 윤경아 에이전틱 AI 랩장은 “SOTA K는 글로벌 기술력과 한국 특화 AI를 동시에 실현한 모델”이라며 “공공과 민간에서 AI 활용 혁신을 주도, 국내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질적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AI 기술력뿐만 아니라, 데이터 보호·책임성에 대한 제도적 수용과 산업 구조 정비가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