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철희, 노란 조끼의 희망→골목길이 울림으로 물든다
도시가 눈을 뜨는 아침, 강서구 8차선 도로 위에 붉은 조끼와 우렁찬 호각 소리가 퍼졌다.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이곳에서 40년 넘는 세월 동안 건널목을 지켜온 이철희의 땀과 환한 미소, 그리고 멀리 타국에서 한국 땅을 두드리는 고려인 후손 아이들의 이야기를 엮으며 특별한 하루를 선사했다. 작은 인사와 손짓, 길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사려 깊은 말들은 바쁜 도시에 잠시 온기를 들인다.
이철희가 도로 한복판에서 하루하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할 아픈 기억에서 비롯됐다. 사랑하는 누나 곁에서 지낸 긴 시간, 더는 똑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함이 쌓였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하고, 차량들이 서로 양보하며 누군가의 하루가 무탈하길 바라는 한 마음으로, 그는 칼바람이 몰아쳐도, 진눈깨비가 내려도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짧은 인사에 담긴 애정이 등굣길 어린이와 출근길 어른 모두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경기도 안산, 오래된 상가 건물의 한쪽에 자리 잡은 자이언 대안학교 등하굣길에는 150명 넘는 아이들의 다정한 그림자가 겹쳐진다. 고려인 후손으로서 한국에 정착한 이 아이들은 고장 난 벽지와 새는 천장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역사의 무게와 아득한 뿌리를 품은 작은 손들은 미래를 그려간다. 아이들의 교실마다 번지는 웃음소리, 각자에게 건네는 희망의 말들이 한민족의 긴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길 위에서 40년 세월을 마주해온 이철희의 미소와, 상처를 간직한 고려인 가족의 아이들이 건네는 따스한 목소리가 교차하며 시청자의 가슴에 울림을 남긴다. 핏줄, 언어, 마음까지 대한민국으로 이어진 삶들은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비추며 공감과 위로를 건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각각의 자리에서 묵묵히 이웃을 지키는 평범한 영웅들이 곧 사회의 근간이자 희망임을 보여준다. 개성 넘치는 길 위의 장면들과, 희미하지만 단단하게 빛나는 교실 풍경이 어우러져 미처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야기를 완성했다.
한편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6월 10일 화요일 오후 1시, 시청자 곁에 따스한 감동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