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선녀, 추영우 심연에 잠기다”…봉수 빙의→인간과 악귀의 경계 흔들린 순간
밝은 미소로 박성아와 조우하던 견우의 모습은 어느새 싸늘한 그림자에 휩싸였다. 추영우가 빙의 연기의 깊이를 드러낸 이 장면은 시청자의 숨을 멎게 하며, 뒤엉킨 인간과 악귀의 경계에서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견우와 선녀’가 또 한 번 추영우의 1인 2역을 완성도 높게 선보이며 작품의 새 국면을 예고했다.
이번 회차에서는 배견우가 봉수라 불리는 악귀의 힘에 사로잡혀 박성아에게 인사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공식 홈페이지의 인물관계도와 등장인물 소개에서도 추가된 봉수 캐릭터가 눈길을 끌었다. 봉수는 봉수동 폐가를 터전 삼는 악귀로, 한때 이곳에서 벌어진 일련의 죽음과 광증의 중심에 있었다. 인력들이 하나둘씩 기이한 죽음을 맞이했고, 폐가는 어느새 마의 공간으로 뒤바뀌었다. 악귀의 사악함을 간파한 무당 염화가 봉수를 자신의 몸주신으로 받아들이려 하는데, 이 제안에 봉수 역시 새로운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염화가 주술을 더해 폐가에 발을 들이는 모든 이들에게 저주가 내려지도록 만들자, 악귀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죽이는 일 외에는 별다른 감흥을 못 느끼던 봉수에게도 어느덧 흔들림이 찾아왔다. 꽃등을 들고 춤추는 천지선녀 무당 박성아, 그 존재만으로 봉수는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한다. 박성아를 보고 더 오래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은 봉수를 점점 견우의 몸에 머물도록 끌어당겼다. 이제 견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악귀와 일상을 공유하며, 박성아와의 인연마저 뒤틀리고 말았다.
엇갈린 욕망과 저주가 교차하는 순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작품 전체를 감싼다. 추영우는 이전 ‘옥씨부인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1인 2역을 다시 한 번 완벽히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급격히 높였다. 독특한 캐릭터 해석과 세밀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수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견우와 선녀’는 죽음의 운명에 맞선 소년과 그의 앞을 막으려는 MZ무당 소녀의 거침없는 첫사랑과 구원의 로맨스를 그려내며 열여덟 청춘의 진한 서사를 펼친다. 이 드라마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며, 티빙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