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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토미데이트 전자담배 대량 밀반입”…국정원-말레이시아, 국제 신종마약조직 현지서 검거
사회

“에토미데이트 전자담배 대량 밀반입”…국정원-말레이시아, 국제 신종마약조직 현지서 검거

김서준 기자
입력

신종마약 에토미데이트를 액상 전자담배 형태로 위장해 국내에 대규모 밀반입하려던 국제 마약조직이 국가정보원과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의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됐다. 이번 사건은 국내 2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합성마약 유통 시도로, 신종마약 확산과 규제 공백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다.

 

국정원은 지난 6월 1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 국적 총책 아이번(31)과 조직원 3명을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 강남에서 사업가로 위장해 활동하며, 매월 2만 개의 코카인 혼합 액상형 에토미데이트 전자담배를 한국에 밀반입·유통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된 마약 카트리지 분량만도 50만 명 이상의 동시 투약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국가정보원(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해 신종마약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 한 국제마약조직 총책을 현지에서 잡았다고 8일 밝혔다.사진은 NCID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된 관련 압수물들. (사진=국정원 제공) 2025.07.08
국가정보원(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해 신종마약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 한 국제마약조직 총책을 현지에서 잡았다고 8일 밝혔다.사진은 NCID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된 관련 압수물들. (사진=국정원 제공) 2025.07.08

특히 이번에 적발된 에토미데이트 전자담배는 마취제 성분에 강한 환각효과를 내는 코카인이 혼합돼 중독성과 위험성이 더욱 높았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각국 수사기관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자담배 형태 신종마약 확산에 대해 경고를 내리고 있다. 국내에선 2023년 압구정 ‘롤스로이스남’ 사건 등 에토미데이트 투약이 이미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었다.

 

국정원 수사 결과, 총책 아이번은 “수사기관에 적발되지 않는다”는 점을 앞세워 싱가포르 유학생 등 네트워크를 동원, 서울 강남에 헤드헌팅 위장 회사를 차리고 조직적 유통망을 구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은 마약을 액상 전자담배 카트리지에 숨기고 정교하게 국내로 들여오는 등 단속을 피해가기 위한 수법을 사용했다.

 

에토미데이트는 현재 국내에서 마약류로 공식 지정되지 않은 전문의약품으로, 통상 전신마취제로 쓰이나 불법 제조·유통 제품은 성분과 함량이 불분명해 치명적 부작용 및 사망 위험이 높다. 특히 전자담배 형태의 밀수·유통은 단속이 어렵고, 기존 규정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신종마약 범죄의 대표적 유형으로 지적된다.

 

국가정보원은 “이번 검거는 국제 마약카르텔의 국내 진출을 사전 차단한 첫 사례”라며 국민 안전과 생명 보호를 위한 국제범죄 경보시스템 운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태국·홍콩 등 주변국에서도 에토미데이트 단속이 강화되는 등, 국제적 대응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에토미데이트가 아직 국내 마약류로 분류되지 않은 법적 공백을 지적하며, 관련 입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신종마약 밀수·오남용 사례가 기술 변화와 맞물려 진화하는 만큼, 생명·안전 보호 영역에서 선제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국정원과 현지 당국의 합동 수사는 합성마약의 국내 유입을 사전에 차단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전자담배와 같은 일상용품에 신종마약이 위장돼 확산되는 상황에서, 국제 공조와 법적 허점을 보완한 규제 강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경찰과 관련 기관은 신종마약 범죄에 대한 단속과 제도적 보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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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토미데이트#전자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