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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특사 파견 논의 속 신경전”…중국 외교부, 김한규 대사대리 만나 현안 교환
정치

“한중, 특사 파견 논의 속 신경전”…중국 외교부, 김한규 대사대리 만나 현안 교환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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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 한국을 둘러싼 외교적 충돌이 다시 불거졌다. 중국 외교부가 13일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들과 잇달아 접촉하며 한중, 중일 현안이 동시에 수면 위로 올랐다. 한중 간에는 특사 파견 문제 등 현안이 집중 논의되는 한편, 대만 문제 등에서는 중국 외교부가 일본 측에 강도 높게 항의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과 김한규 주중 한국대사대리가 만나 “중한 관계 속의 일부 중요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은 이날 접촉이 일상적인 한중 소통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다만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회동에서는 특사 파견 문제를 포함, 양국 간 여러 현안이 다각적으로 논의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류진쑹 아주사장은 같은 날 요코치 아키라 주중 일본대사관 수석공사와의 만남에선 이례적으로 “역사와 대만, 재일 중국인 안전 등 문제에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외교부가 상대국 외교관을 불러 항의나 입장을 전달하는 ‘웨젠’ 방식을 택한 것이다. 한국 외교 용어로는 ‘초치’에 해당하며, 강도는 다소 낮지만 공식 항의에 가까운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항의 배경에는 대만 외교부장 린자룽의 최근 일본 방문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린자룽 외교부장은 지난달 일본에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만나며 대만-일본 관계 개선 신호를 보였다. 일본과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대만 외교부장의 방일은 중국 입장에선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게 외교가 중론이다.

 

또한 일본 내 재일 중국인 폭행 사건도 중국의 불만을 자극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도쿄에서 30대 중국인 남성 2명이 쇠몽둥이로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일본 측에 재일 중국인 신변 안전에 대한 강력한 보장을 요구하고, 일본 거주 및 관광 중인 자국민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

 

이처럼 한중 채널은 실무협의 중심의 비교적 안정적인 소통을 이어간 반면, 중일 채널에서는 대만과 재일 중국인 이슈를 놓고 긴장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중 관계에서는 일상 협의 속에서도 특사 파견 등 민감 사안이 오가며 외교적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과 일상적 현안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만 문제 등 핵심 이슈에서는 일본에 당시 상황에 맞는 강력한 항의의 신호를 보냈다”며 “이를 통해 중국의 외교 전략과 인접국과의 관계 설정 방식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중 양국은 앞으로도 외교 채널을 통해 특사 파견 문제 등 실질적 현안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며, 일본과의 갈등이 한중일 외교에 어떤 접점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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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외교부#김한규#대만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