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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대 전환점”…이재명, 상법 개정안 통과에 증권가 환영 분위기
정치

“코스피 시대 전환점”…이재명, 상법 개정안 통과에 증권가 환영 분위기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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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증권가와 정치권이 맞붙었다.  

소액주주 권리보호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내세운 개정안이 3일 국회를 거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활성화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코스피 5,000 시대를 겨냥한 행보가 증시에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일부 쟁점이 최종 반영되지 않으면서 실효성 논란과 추가 입법 요구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전자 주주총회 도입, 그리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 확대 등 소액주주 보호가 핵심이다. 특히 사내이사뿐 아니라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출에도 동일한 3%룰이 적용된다. 개정안은 거부권 행사 없이 이르면 이달 중 발효가 확실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상법 개정을 약속한 데 이어, 취임 후 한 달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두발언 이후 문답에서도 “주식시장이 잘 돼 가는 것 같다”며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 주가조작 등 부정요소 제거만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권가는 상법 개정안에 대체로 긍정적 분위기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뜨거운 감자였던 3%룰이 포함됐다.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은 반대급부로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조치다. 상법 개정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는 “한국 증시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미흡한 주주환원과 높은 거버넌스 리스크 때문”이라며 “상법 개정은 거버넌스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라고도 분석했다.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 폭은 10~20% 수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KOSPI 역시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 속에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장중 3,130선까지 올랐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과 관망세가 겹치며 3,000~3,100선에서 횡보세다. 이에 대해 김두언 연구원은 “이번 상법 개정 합의는 코스피 상승 동력이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3,710선 도달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된 점은 실효성 논란을 불러왔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의결권을 한 이사 후보자에 몰아주는 제도이나, 대부분 상장사가 정관으로 이를 배제하고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빠지면서 실효성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며 “향후 공청회 등을 통한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상법 외에도 배당소득세, 상속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법주 관련 주가 하락은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기업 체질 개선과 한국 증시 재평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는 이번 상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남은 쟁점에 대해서도 공청회와 추가 입법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은 주주권 보호와 자본시장 혁신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며 정국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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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상법개정안#코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