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한 발언에 시장 요동”…이언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책임론 제기
금융시장 안정성을 둘러싼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간 통화정책을 둘러싼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창용 총재의 금리 방향전환 가능성 언급이 공개된 이후 여야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은행 총재의 경솔한 말 한마디로 지난 주말 국내 채권, 주식, 외환시장이 모두 난리가 났다”고 직격했다. 이어 “외국에서도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 문제에 이렇게까지 직설적으로 발언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가 지난 1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한 점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 발언은 사실상 금리 인하 중단은 물론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모든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 불안이 심화됐다. 야권은 총재의 입이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론”을 집중 부각하며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금리인하를 중단한다’도 아니고 ‘인상 기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말은 한은 총재로서 너무 나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번 발언으로 아마도 많은 국내 투자자가 손실을 보았을 것”이라며 시장 피해 확산에 대한 우려를 덧붙였다. 특히 이창용 총재가 외환시장 개입 의지까지 밝혔다는 점을 들어 “기획재정부 장관도 아닌 한은 총재가 그런 말을 한 것은 선을 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최고위원은 이창용 총재가 교육·부동산 등 통화정책 외 분야에도 연이어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자기 할 일은 경솔하게 하면서 왜 엉뚱한 이슈에 집중하는가. 그럴 바에야 한은 총재를 내려놓고 사회정책연구에 전념하시라”고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6월에도 한은의 시장 구두개입 및 언론행보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언주 위원은 당시 “한은 총재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언론플레이를 할 일이 아니다”라고 공개 지적했다.
국회와 정치권은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신중론, 시장 발언을 놓고 앞으로도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리 결정이 금융시장을 비롯해 정치·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의식하면서, 주요 경제정책 발표 시 신중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