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절벽 위 채취꾼의 시선”…중국 석청 사투→삶 건너는 땀의 여운
해마다 봄이 오면, 윈난성 고산 마을 새벽은 차갑고도 분주하게 깨어난다. EBS1 ‘극한직업’은 해발 3,000미터 초원을 누비는 중국 석청 채취꾼들의 진득한 하루를 따라간다. 매서운 칼바람과 부슬비, 그리고 미끄러운 흙길 아래 채취꾼들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산을 오른다. 위험천만한 절벽을 기어오르며 잠시 머무는 휴식마저 자연의 시련으로 가득하다. 가족의 오늘을 떠올리며 고난을 견디는 얼굴엔 두려움과 자부심, 그리고 희미한 희망이 함께 드리운다.
극한의 경사와 까마득한 암벽, 그곳에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석청 채취 작업은 한 순간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채취꾼은 등줄기에 밧줄 하나만 걸친 채 수직 절벽 아래로 몸을 내던지고, 새까만 벌떼와 독풀, 그리고 무너질 듯한 바위 사이에서 생명의 본능으로 땀을 흘린다. 이곳의 벌은 평범한 꿀벌보다 훨씬 크고, 더 거센 저항을 보인다. 절벽 틈에 매달려 30분간 이어지는 채취 노동, 그 위태로운 시간 동안 가족과 삶, 내일의 의미가 조용히 쌓여간다. 고공에서 버티는 손들은 벌에 쏘여 붓고, 밧줄을 당기던 팔에는 허공의 불안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채취꾼이 품에 안고 돌아가는 석청 한 점엔 노동과 헌신, 고달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다. 생계를 건 단맛이라 불리지만, 그 뒤엔 무수한 상처와 긴장의 시간이 지지대로 놓여 있다. 절벽 가까이 검은 점처럼 맴도는 벌떼와 푸른 원시림의 향, 땀의 흔적이 삶의 풍경으로 녹아든다. 매일 산길을 오르는 채취꾼들의 걸음엔 포기할 수 없는 숙명, 그리고 이웃과 가족을 위한 담담한 의지가 서려 있다.
‘극한직업’은 중국 오지 마을의 석청 채취꾼들과 험한 자연에 맞서는 인간 의지의 순간을 밀도 있게 담아낸다. 고된 장비를 짊어진 행렬, 비를 피하며 기다리는 무거운 시간, 그리고 절벽 위에서 마주하는 생존의 실마리까지 세세하게 따라간다. 달콤함을 넘어 생계의 무게가 녹아든 황금색 석청 한 조각은 한 세대의 삶을 지탱한다.
채취꾼들의 하루와 고단한 생존 투쟁을 그린 EBS1 ‘극한직업’ 861화는 6월 7일 토요일 밤 9시에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