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손종학, ‘폭군의 셰프’ 최후 외침”…권력의 무너짐→서늘한 여운 남겼다

최영민 기자
입력

밝은 미소는 잠시였고, 한 씨 일가를 이끌던 영의정 한민성의 마지막 한마디가 거대한 궁궐 안을 울렸다. 손종학이 펼친 몰입감 넘치는 연기는 격변하는 조정과 무너지는 권력자의 초상을 깊이 새겼다. 진실의 무게와 슬픔이 교차한 그의 순간들은 시청자 마음에 서늘한 흔적을 남겼다.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손종학이 연기한 한민성은 강인한 카리스마와 냉정한 판단력, 조정의 실세다운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해왔다. 하지만 마지막 회차에서 영의정 한민성은 극도의 혼란과 위험 속에서 점차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 인주대왕대비의 진찬연에서 사초와 폐비 연 씨의 피 묻은 적삼이 공개되고, 대왕대비의 실체를 폭로할 외조모 심 씨의 등장과 연지영의 기지가 극적 전환을 이끌며 조정의 긴장감은 극대화됐다. 이어 제산대군이 이헌의 복장을 차용해 반대파를 숙청하기 시작하자 한민성의 최후도 가까워졌다.

“손종학, ‘폭군의 셰프’서 권력자의 몰락→비극적 퇴장 남겼다” / tvN '폭군의 셰프' 방송 캡처
“손종학, ‘폭군의 셰프’서 권력자의 몰락→비극적 퇴장 남겼다” / tvN '폭군의 셰프' 방송 캡처

몰락의 순간에도 한민성은 조정의 안위를 위해 집안을 불러 모으며 마지막까지 숨가쁜 복합적 감정을 표출했다. 폐비 사사 연루가 드러나자 별견어사 이장균을 역적으로 몰아가며, 이헌 앞에서는 "전하, 그만하시옵소서"라며 전세 역전을 꾀했지만 그는 이미 조정의 흐름을 되돌릴 힘을 잃었다.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노력도 물거품이 되었고, 덧없이 쏟아진 한마디가 권력자의 비극적 최후를 예고했다.

 

절제된 톤과 묵직한 발성, 숨겨둔 불안과 긴장감을 결과적으로 폭발시킨 손종학의 연기는 마지막까지 강렬함을 남겼다. 특히 “네 이놈,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라는 외침은 권좌에 매여 살아온 영의정 한민성의 내면을 흔들었고, 그 뒤에 무너지는 눈빛이 처연한 몰락을 완성했다. 뒤섞인 분노와 두려움의 에너지는 은폐와 충돌이 뒤엉킨 조정의 비극을 무겁게 드러냈다.

 

끝내 손종학이 표현한 한 씨 일가의 몰락은 극이 내내 달려온 격정과 파멸, 복수와 슬픔을 마지막 한순간에 집약했다. 그의 퇴장은 구중궁궐의 황폐해진 권력과 상실의 정서를 시청자에게 깊이 각인시키는 결정적 장면으로 남았다.  

한편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가 절대 미각을 가진 폭군 왕과 엮이며 펼쳐지는 판타지 로맨틱코미디다. 지난 28일 일요일 마지막 회를 끝으로 정규 방영을 마쳤다.

최영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손종학#폭군의셰프#한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