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맞춤형 AI 칩 개발 박차”…엔비디아, 수출 규제 속 영향력 확대 주목
현지시각 19일, 미국(USA)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China) 시장 전용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기존 H20보다 고성능을 목표로 한 'B30A'를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미중 첨단기술 갈등 국면에서 중국 내 영향력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최신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의 신형 AI 칩 'B30A'를 개발 중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이 칩은 하나의 실리콘 조각(싱글 다이) 위에 모든 주요 부품을 집적해 처리 효율을 높였으며, 컴퓨팅 성능은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인 B300의 절반 수준으로 조정됐다. 성능과 미국 수출 규제 기준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한 설계가 핵심이다. 또한 기존에 호퍼 아키텍처 H20에 적용됐던 고속 메모리 연결 기술 'NV링크(NVLink)'도 탑재된다. 구체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엔비디아는 이르면 다음 달 중국 고객사를 대상으로 시험용 샘플을 공급할 방침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평가 중"이라며 "모든 제품은 관련 당국의 승인 하에, 상업적 용도에 맞춰 설계됐다"고 공식 밝혔다. 미국 당국이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엔비디아는 중국에 납품 가능한 별도 전용 제품 개발에 나서왔다.
B30A 외에도 엔비디아는 로이터를 통해 블랙웰 기반의 또 다른 중국용 칩 ‘RTX6000D’ 공급도 예고했다. RTX6000D는 기존 H20보다 낮은 사양과 단순한 제조 공정, 그리고 비용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GDDR 메모리를 사용해 초당 1,398기가바이트의 대역폭을 제공하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정한 수출 제한 기준(1.4테라바이트)에 근접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오는 9월부터 중국 내 일부 고객사에 RTX6000D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미중 간 기술 공급망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대응 전략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CNN은 "엔비디아의 새로운 중국 전용 칩 개발은 미국 정부의 규제를 우회하면서도 중국 내 시장 지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현실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또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유연한 대응이 미·중 테크 전쟁 구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고 전했다.
향후 엔비디아가 규제 준수형 AI 칩의 추가 개발 및 공급을 통해 중국 내 점유율을 얼마나 유지 또는 확대할지 주목된다. 국제 사회도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지형의 변화에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본격적 디커플링(탈세계화) 흐름 속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계속 다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