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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애경 씨, 삭힌 시간 끝에 흐른 눈물”…4남매의 상처 위로→삶을 일으킨 가족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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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애경 씨, 삭힌 시간 끝에 흐른 눈물”…4남매의 상처 위로→삶을 일으킨 가족의 약속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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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의 봄, 모래처럼 소복한 일상에 애경 씨와 4남매의 이야기가 서린다. KBS1 ‘인간극장’은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애경 씨가 세월의 응어리를 품고 동생들과 키워낸 가족의 시간을 샅샅이 비춘다. 한때 제주도의 가난과 결핍, 어머니의 빈자리와 어린 나이에 받아든 가장의 무게는 애경 씨의 표정과 하루 사이사이에 조용한 그림자를 남겼다.

 

오월의 분주한 나날에도 애경 씨와 남매들은 두 군데 텃밭을 돌보고, 각자의 방식으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손길을 더했다. 둘째 미경 씨가 액비를 손수 만들고, 셋째 은경 씨는 작은 씨앗을 뿌리며, 막내 대권 씨는 끊임없이 가족의 자리를 찾았다. 과수원을 꿈꾸는 순간마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소망이 삶 깊숙이 교차한다.

“왕빠의 무게, 울음의 시간”…‘인간극장’ 애경 씨, 4남매의 가족사→곁에 남은 사랑 / KBS
“왕빠의 무게, 울음의 시간”…‘인간극장’ 애경 씨, 4남매의 가족사→곁에 남은 사랑 / KBS

어릴 적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분위기 속에서, 애경 씨는 어린 남동생과 여동생을 이끌고 살아야 했다. 고된 현실 앞에서 도망치는 밤이 있었고, 아버지의 부재가 남긴 아픔은 제사상 위에 조용히 쌓였다. 살아남은 이들의 몫이었던 돌봄과 책임, 그리고 한밤중 쏟아진 눈물이 애경 씨의 오늘을 만들었다.

 

그러나 동생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누나의 짐을 함께 나누고, 서로에게 불안한 마음을 꺼내 놓았다. 미경 씨는 정성으로 밥상을 차리고, 은경 씨는 흙 속의 씨앗처럼 가족을 품었다. 대권 씨는 누나의 어깨를 덜기 위해 세무사로서 온 힘을 다했다. “쉬엄쉬엄 가도 괜찮다”는 동생들의 말에, 묵었던 무게가 비로소 눈물로 풀리기 시작했다.

 

찜질방 한구석, 강아지와 나란히 찍힌 소소한 가족사진에는 빛바랜 슬픔과 어색한 웃음이 공존했다. 막내 대권 씨가 내민 편지 한 통에, 평생 삼켰던 애경 씨의 눈물은 조용히 흘렀다. 동생들은 “언니, 이기주의자로 한번 살아봐도 돼”라며 누구보다 어렵게 꺼낸 위로를 건넸다. 오랜 시련 끝에 도달한 작은 결심이었다.

 

평범한 하루의 농사와, 세월이 남긴 상처 속에서도 네 남매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묵묵히 서로를 감싸주었다. ‘인간극장’은 이들 가족의 다정한 결의와 유년에 남은 아픔, 그리고 마침내 받아든 따뜻한 위로를 조용하게 따라간다. 가족을 닮은 노동과 위안의 서사는 6월 9일 월요일 오전 7시 50분부터 13일 금요일까지 KBS1을 통해 시청자를 찾아간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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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애경#4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