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 변형 활약”…홍명보, 중국전 완승→월드컵 플랜A 시사
가벼운 미소로 시작했던 경기 전 분위기는, 승리가 확정된 순간 벅찬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에 모인 팬들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달라진 대표팀의 모습에 뜨겁게 호응했다. 이날 경기에서 새로운 스리백 전술의 위력이 모두에게 각인됐다.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한중 국제축구대회 남자부 1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중국을 3-0으로 완파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동경(김천)과 주민규(대전)이 전반에 터트린 연속 골, 김주성(서울)의 후반 추가 득점이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포백 구성을 중심으로 해왔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 과감히 변형 스리백을 가동하며 전술 실험에 나섰다. 중앙 수비는 김주성, 박진섭(전북), 박승욱(포항)이 담당했고, 이태석(포항)과 김문환(대전)은 좌우 윙백 역할로 라인을 넓혔다. 이 전술 변화는 곧바로 효과로 이어졌다. 탄탄한 수비 조직과 빠른 공격 전환,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움직임이 중국 공격진을 철저히 봉쇄했다. 공격진 역시 침착하게 기회를 살려 연속 골을 뽑아냈다.
경기 종료 후 홍명보 감독은 “3차 예선 때와 달리 수비적인 변화가 있었다. 세 명의 중앙 수비수 스리백 역할이 인상적이었다. 공격 루트를 창출하는 전환 과정 역시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특히 박승욱과 이태석 특유의 윙백 전향, 수비수들의 빌드업 능력이 강조됐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이번 전술이 월드컵 본선에서 플랜 A 역할을 할지에 대해선 아직 속단하지 않겠다”며 “차근차근 준비해가며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경의 왼발 선제골과 주민규의 추가골, 김주성의 마무리는 준비된 결과라고 평했다.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신예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도 준비하겠다”며 경험의 소중함을 말했다.
중국 대표팀을 이끈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대행 역시 “한국이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며 “우리 선수들은 압박에 밀려 계획했던 경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승리로 확 달라진 전술 실험에 성공하며 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경기에서는 다양한 선수 기용과 추가 전술 변화를 통해 뚜렷한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스탠드에 모인 팬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 벤치에선 새로운 기대와 결의가 묻어났다. 축구를 향한 응원과 바람은 여전히 묵묵하게 대표팀 곁을 지키고 있다. 한중 국제축구대회 남자부 다음 경기는 용인 미르스타디움을 무대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