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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붉은·푸른 넥타이에 담긴 통합의 몸짓”…국회 약식 선서→내란 기억과 민주주의 상징
정치

“이재명, 붉은·푸른 넥타이에 담긴 통합의 몸짓”…국회 약식 선서→내란 기억과 민주주의 상징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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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6월 4일, 국회 로텐더홀의 적막을 뚫고 헌법 69조에 따라 오롯이 약식 취임선서에 나섰다. 시계와 전통의 예포 대신, 국정안정의 시급함을 감안해 단출하게 준비된 행사의 순간, 그는 붉음과 푸름이 교차하는 넥타이를 매고 국민 앞에 섰다. 이색적인 행보의 중심에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같은 폭으로 어우러진 넥타이가 놓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상징색이 담긴 작은 선택은, 국론분열을 넘어서는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는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국무위원 등 300여 명이 모여 새로운 시대의 증인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 이주호 전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과 일일이 손을 맞잡았다. 잠시 지난 선거와 사법적 갈등의 잔상이 언급되었지만,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야당 대표들과의 유연한 소통 의지를 전했다. 특히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시작하기 전 “야당 대표들을 뵙지 못한 점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는 유쾌한 한마디는 장내 분위기를 훈훈하게 바꿨다.  

이재명, 붉은·푸른 넥타이에 담긴 통합의 몸짓
이재명, 붉은·푸른 넥타이에 담긴 통합의 몸짓

상징적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곧장 국회 청소 노동자들과 의회 방호 직원을 찾아가 악수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남겼다. 대통령실은 “12·3 내란사태 당시 국회 침탈을 온몸으로 막아냈던 방호직원, 그리고 민주주의의 장을 깨끗하게 지켜낸 청소 노동자들의 노고와 헌신을 기억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통령은 지난해 단식 기간 내내 곁에서 힘을 보탰던 미화원 최성자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조, 소외받던 현장 노동자들과의 직접 소통이 국론 통합의 기반이 될 것이란 평가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급속한 변화와 분열의 시대, 대통령은 가장 약한 손을 먼저 붙잡음으로써 시대의 허리를 곧추세우고자 했다.  

 

정부는 조기에 국정운영의 방향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내각 구성과 여·야, 정파간 화합을 위한 연쇄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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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국회#취임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