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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마일스톤 기저효과”…유한양행, 3분기 실적 하락 속 성장 동력 확보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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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익 감소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회성 수익이 제외된 주요 사업부문의 실질 성장세와 해외 원료의약품 시장 공략이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23년 3분기 별도기준 매출 5511억원, 영업이익 241억원을 잠정 집계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55.7% 하락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3.6% 감소한 181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렉라자의 미국 출시와 관련된 대규모 마일스톤 인식이 지난해 3분기에 발생했으나 올해는 실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기저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 감소는 기술료(마일스톤)와 같은 일회성 외부수익 요인에 따른 것으로, 유한양행은 보고서에서 “해외사업과 약품사업 등 주요사업부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마일스톤 제외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에 기술수출된 렉라자는 폐암 치료 신약으로 주목받으며, 국내 신약개발 역량의 현대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해외사업 부문에서는 다년간 추진해 온 거래선 다변화 전략에 힘입어 항바이러스제 등 글로벌 원료의약품 공급권을 확보 중이다. 이는 향후 생산능력(CAPA)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질적인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주요 제약사들은 대형 기술수출 이후 마일스톤 수익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던 패턴에서, 내부 약품 생산력과 수출 기반 확장으로 중장기 안정성을 모색하는 추세다. 유한양행 역시 올 3분기 누적 매출 1조5767억원을 달성하며 기저효과를 제외할 경우 경쟁사 대비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항바이러스 원료의약품 공급권 등 수출 부문의 성과는 대외 변수와 무관하게 지속 공급망을 확보할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당국의 글로벌 원료의약품 허가 기준도 강화되는 환경에서, CAPA(생산능력) 증설과 품질관리 부문의 투자는 곧 국제 수출 경쟁력의 기준이 돼가고 있다. 업계는 “단기 실적 변동에 일희일비하기 보다,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 글로벌 진출 전략이 신뢰성, 중장기 성장성 모두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실적 발표가 일회성 기술료 성과의 한계를 드러낸 만큼, 본원적 사업 경쟁력과 글로벌 공정 표준화의 지속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성장과 비즈니스 구조 양립이 계속 논의되는 한편, 국제 공급망 내 안정적 입지 확보가 국내 제약산업 전반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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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렉라자#원료의약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