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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경고…중국 철강 수출 9년 만의 정점 뒤 하락세 → 세계 시장 긴장 속 산업 지형 재편 예고”
국제

“골드만삭스 경고…중국 철강 수출 9년 만의 정점 뒤 하락세 → 세계 시장 긴장 속 산업 지형 재편 예고”

강태호 기자
입력

5월의 황허 강 상공에 엷은 먼지가 깔리자, 묵직한 공장 굴뚝에서는 긴장마저 내려앉는다. 철기산업으로 세계를 호령하던 중국의 아침은 이제, 소음보다는 침묵에 가까운 관망과 내일의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시기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철강 수출이 그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세계 산업 지형 역시 변화의 문턱에 들어섰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전년 대비 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에는 감소 폭이 올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1억 1천 100만 톤까지 치솟았던 수출량은 9년 만의 최대 기록이었으나, 무역 규제의 강화와 중국 내 생산 위축의 압박이 대륙의 거침없는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철강 수출’ 골드만삭스 “정점 찍고 감소 전망…올해 3%↓”
‘중국 철강 수출’ 골드만삭스 “정점 찍고 감소 전망…올해 3%↓”

강철의 흐름을 멈추게 만든 주요 원인은 세계 각국이 본격화한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조사다. 각국은 무역질서의 균형을 이유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중국의 대외 열차도 잠시 멈춤을 맞이한 모양새다. 더불어 중국 내에서도 철강 소비가 약 2% 감소해 8억 3천 900만 톤 선에 머무를 전망이다. 제조업의 완만한 성장세가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른 실물수요 위축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골드만삭스는 추가로, 올해와 내년 모두 철강 생산량이 각각 2%, 3%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중국의 예상 철강 생산량은 9억 4천 600만 톤 수준에 그치며, 이는 정부가 강제 감산을 처음 시행한 2020년에 비해 10% 넘게 줄어든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수출 및 내수의 자연스런 둔화 덕분에, 올해는 인위적인 강제 감산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로 촉발된 파급 효과는 단번에 글로벌 시장에도 퍼지고 있다. 수요 및 공급의 균형 변화, 각국의 통상 전략 수정, 글로벌 철강 시세의 조정 등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과잉 생산 비중 또한 역사적 하락세를 맞이하고 있다. 철강 업계와 투자자들은 이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재편될 산업 질서를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진통이 아니라 세계 철강 산업 판도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흐름의 시작일 수 있다고 바라본다. 각국이 더 많은 시장 방어에 나서는 가운데, 중국의 전략 변화는 다시 한 번 국제무역 지도를 재구성할 단초가 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철강 수출입국 역시, 격랑 속에서 새로운 적응의 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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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중국철강#철강수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