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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완화 신호탄 되나”…시진핑 방한 앞두고 중국 K팝 공연 러시
정치

“한한령 완화 신호탄 되나”…시진핑 방한 앞두고 중국 K팝 공연 러시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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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한령’ 완화 여부를 두고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의 수면 아래 긴장감이 맴도는 가운데, 내달 중국 현지에서 K팝 걸그룹과 유명 래퍼의 공연이 예정되면서 한중 문화 교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와 정치권 모두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과 맞물린 이번 행사가 한한령 해제의 실질적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20일 베이징 문화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K팝 걸그룹 케플러가 다음 달 13일 푸젠성 푸저우시 푸젠회관에서 약 1천500석 규모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의 비공식 ‘한류 금지령’이 당분간 유지되는 만큼, 공식 콘서트가 아닌 팬미팅 성격의 행사로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연 명칭도 ‘팬곤 투어 인 푸저우’로 명명돼 있다. 이어 14일에는 ‘고등래퍼3’, ‘쇼미더머니777’ 출신 래퍼 키드밀리의 푸저우 공연이 준비 중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이후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한한령을 비공식적으로 시행해왔다. 이에 따라 K팝 가수의 대규모 중국 공연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업계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이 공연 협상을 위해 잇따라 한국을 찾고 있다”며 “엔터 시장 전반에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라는 반응이 전해진다.

 

케플러는 데뷔 2022년 이후 일본, 마카오, 대만 등지에서 활약하며 이미 중국에서도 인지도를 쌓아온 팀이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중국 현지 법인을 신설하고, 텐센트 뮤직이 SM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가 되는 등 양국 대중문화 교류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 변화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과 맞물리며 더욱 큰 관심을 불러왔다. 시진핑 주석은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차 한국 방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날 중국 당국은 “해외 우수 프로그램 콘텐츠의 수입, 배급, 리메이크 등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만 구체적 쿼터나 절차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그간 한한령이 비공식·암묵적 제재로 집행돼왔던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신중론 또한 적지 않게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추진된 K팝 보이그룹, 래퍼, 밴드 공연이 갑작스런 취소 또는 축소 사례로 이어진 전례도 있다.

 

정치권 및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의 추가 허가 여부와 현지 여론, 외교 흐름이 변수”라며 “APEC 등 한중 정상외교 일정이 문화 교류 재개의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날 국회는 한중 문화 교류 확대 분위기가 실제 시장 진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으며, 업계는 후속 공연·콘텐츠 개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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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시진핑#한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