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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맥주도 혁신?”…콜드 원 유행에 미식계 논란
IT/바이오

“Z세대가 맥주도 혁신?”…콜드 원 유행에 미식계 논란

조수빈 기자
입력

‘콜드 원(Cold One)’이라 불리는 얼음을 넣은 맥주 문화가 Z세대(18~35세) 중심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맥주 시장 풍경을 바꾸고 있다. 틱톡 등 주요 소셜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얼음에 담근 맥주 영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주류 산업과 소비 문화 전반에 새로운 파급력이 나타난다. 반면 전통 미식계에서는 “맥주 본연의 풍미를 훼손한다”는 반발도 커졌다. 이번 트렌드 확산이 음료산업과 소비시장 혁신, 식문화 교체의 분기점이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틱톡발 ‘콜드 원’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맥주 브랜드와 라임주스 베이스 칵테일을 얼음과 함께 즐기는 모습이 영상으로 번지며, 실제 판매 현장에서도 젊은층을 겨냥한 ‘아이스 맥주’ 마케팅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LG전자 영국법인 조사 결과, 18~35세의 33%가 맥주에 얼음을 넣어 본 적 있다고 답했고, 20%는 “맥주와 와인에 얼음을 넣는 게 더 상쾌하다”고 평했다. 특히, 멕시코식 첼라다 칵테일 등 이색 레시피와 현지 기후에 맞춘 소비 방식이 신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콜드 원 인기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더운 기후에서의 즉각적 청량감 ▲알코올 농도 조절 및 마시기 쉬운 음료화 ▲SNS 인증 문화 확산 등이 꼽힌다. 실제로 태국, 동남아시아 등 고온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얼음 맥주 문화가 보편적이다. 최근 트렌드는 이러한 로컬 식문화가 글로벌 Z세대 취향과 결합한 사례로 읽힌다.

 

하지만 전통 맥주 계에는 “잔을 냉동하는 등 본연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방식이 우선”이라며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독일, 미국 등 주류 선진 시장에서는 맥주에 얼음을 넣는 행위를 ‘무지하다’(44% 동의 응답)고 평가하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SNS에는 “술은 술다워야 한다” “문화적 모독”이란 비판이 이어진다. 미슐랭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 등 일부 전문가들은 “요리적 속물근성일 뿐, 소비자 선택도 존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렇듯 글로벌 음료산업은 전통과 트렌드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신제품 개발과 유통 전략을 재점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로 맥주·칵테일 업계에선 얼음 넣기 위한 맞춤 레시피와 유리잔, 패키지 기획도 늘고 있다. 반면 식품·외식 규제와 마케팅 공정성, 건강 이슈 등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다.

 

식문화 전문가들은 “Z세대 주도의 음용방식 다변화가 음료산업의 혁신과 식문화 융합을 촉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면서 “평가와 논란을 넘어, 최종적으로 시장 내 수요가 트렌드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콜드 원을 둘러싼 취향 실험이 기존 음료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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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콜드원#맥주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