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500억, 1000억 오락가락”…이재명 대통령, 강릉시장 가뭄 예산 질책
정치

“500억, 1000억 오락가락”…이재명 대통령, 강릉시장 가뭄 예산 질책

송다인 기자
입력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시에서 김홍규 강릉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질책을 받았다. 강릉 지역 재난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이 긴급 예산 지원을 두고 정면 충돌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지역 행정의 혼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책 논의 과정에서 집행 예산 규모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으면서 공직 책임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31일 대통령실은 강릉시청 재난 안전상황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가뭄 대책회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김홍규 강릉시장에게 "기존 계획은 이미 다 책정됐을 것이고, (강릉시가) 추가 지원을 요청했으니 정확한 예산이 얼마냐"고 반복적으로 질문하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김 시장은 "그게 아까 1000억이라 그러더니 지금 500억으로 줄었는데 다행히"라고 즉답을 피했고, 이 대통령은 "500억의 구성 내용이 뭐냐"고 재차 따졌다. 설명이 여전히 불명확하자 이 대통령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잠깐, 새로 필요한 게 뭐냐"고 질의했으나, 결국 원수 확보 비용 논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출처: 대통령실
출처: 대통령실

이런 상황은 오봉저수지 시찰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김홍규 시장이 "9월엔 비가 올 거라 믿고 있다"고 말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하늘 믿고 있으면 안 된다. 안 올 경우 사람 목숨 가지고 실험할 수 없다"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공무원은 “이런 상황에서 정책 결정이 늦어지면 시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관련 영상이 KTV 국민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퍼지면서 김 시장을 향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형국이다. "일반 기업이었다면 CEO와 파트장 사이에서 이런 답변이면 자리 보전이 어렵다"는 반응과 "예산 산정이 오락가락하면 재난 대응 신뢰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선 "강릉시 역시 가뭄 충격으로 자료 준비가 완비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옹호 의견도 존재한다.

 

강릉시는 지난달 31일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역대 최저인 14.9%를 기록하자 수도 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시는 연곡 지역 정수장을 확장해 500억 원 예산을 들여 가뭄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원수 확보에는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0일 강릉에 재난사태를 선포하며, 인력과 장비, 재정 투입을 공식화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부터 가뭄 현황 보고를 받고 직접 강릉 현장을 찾기로 긴급 결단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강릉 가뭄 대응을 두고 지방과 중앙의 의사소통 부재, 정책 혼선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향후 정부는 강릉시의 추가 지원 요청 적정성 및 지역 집행력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예산 집행 체계 점검에 돌입할 예정이다.

송다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재명대통령#김홍규강릉시장#강릉가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