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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 필요하면 지원”…이재명 대통령, 금융위 권대영 부위원장에 예산 확대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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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 필요하면 지원”…이재명 대통령, 금융위 권대영 부위원장에 예산 확대 시사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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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자금의 투자 확대를 두고 정부 내 주요 인사들이 또 다시 힘을 합쳤다.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예산 지원을 약속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는 한성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모태펀드(1조1000억원 대) 조성 보고와 함께 펀드 투자와 운용 방안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술 경쟁 시대에 위험한 투자 분야는 민간이 나서기 어렵지만, 공공에서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면 투자가 훨씬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권대영 부위원장은 “모험 자본 투자가 더 필요하다”며 “재정이 지원되면 금융이 10배, 20배 더 힘을 낼 수 있다”고 화답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어 “대통령께서 강조한 생산적 금융 실현을 본격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에 금융기관의 구조 전환 필요성을 짚으며 “예대마진이 아니라 투자 사업에 집중하도록 바꿔야 한다. 정부 재정이 앞장서서 위험 감수를 해주면 모범이 될 것”이라며 “돈은 잘 쓰는 게 능력이지, 무작정 아끼는 것이 능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산 확대 논의는 자연스럽게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이 “관련 예산을 얼마만큼 늘리면 되겠느냐”고 묻자, 권 부위원장은 “많이 주시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얼마인지 말해 보라”고 주문했고, 권 부위원장이 “5000억원 정도”라고 답하자, “고민해보자. 기업과 투자자, 벤처 사업자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위원회를 ‘열일(열심히 일함) 하는 기관’으로 치켜세우자, 권대영 부위원장은 “더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 역시 “잘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거 사례도 다시 회자됐다. 지난해 7월 대전에서 개최된 부동산 타운홀미팅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권대영 부위원장을 직접 격려한 바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었던 권 부위원장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정책을 주도해,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치하했다.

 

여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금융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시장 신뢰 제고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일부 야권에서는 공공재정의 직접 투입 확대가 민간 주도의 금융 활성화 취지에 역행할 수 있다며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적 자금의 역할과 민간 투자 활성화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정부는 향후 공공재정이 생산적 투자에 미치는 효과와 예산 집행 방안에 대해 부처별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국무회의는 성장 경쟁 중심의 투자 패러다임 전환을 둘러싼 논의를 재점화하며 글로벌금융 환경 변화 대응전략에도 새로운 단초를 제공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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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권대영#금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