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첫날 분위기”…갤럭시Z폴드7 실구매 가격 ‘희비’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된 첫날, 서울 시내 이동통신 매장에서는 소비자와 판매점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7·플립7의 공식 사전판매가 막을 내린 직후라는 점, 그리고 추가지원금 상한 해제가 실제 가격 인하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단통법 폐지를 “지원금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지만, 소비자 체감 가격에는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단통법 하에서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 Z 폴드7과 플립7에 대해 최대 5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해왔다. 단통법 폐지 이후부터는 지원금 명칭이 ‘공통지원금’으로 바뀌면서 플립7이 최대 60만원으로 일부 인상된 반면, 폴드7은 기존과 동일하다. 하지만 실제 매장에서는 “사전예약 혜택이 여전히 가장 저렴했다”는 안내가 많았다. 플립7 기준, 단통법 폐지 이후 지원금이 늘어도, 사전예약 시 ‘더블 스토리지’(저장용량 2배 혜택)와 비교하면 오히려 최대 16만원가량 절약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단통법 폐지 후에도 신제품 출시 직후에는 지원금 인상폭이 제한적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매장 관계자들은 “과거 2G·3G 시절과 달리 지금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이라며, “지원금이 대폭 뛰는 일은 어렵다”고 전했다. 유명 온라인 휴대폰 카페 이른바 ‘성지’ 매장에서는 번호이동, 고가요금제, 부가서비스 및 결합상품 가입 등을 통해 일반 매장 대비 수십만원 낮은 가격도 제시한다. 하지만 대부분 10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 6개월 유지, 별도 서비스 가입 등 복합 조건이 따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기 반납 등 복잡한 약정 요소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해외 주요 국가와 달리 국내에서는 ‘할부 지원금’ 규제가 10년 만에 사라졌다. 하지만 실구매가 하락 효과는 성지점 등 특정 유통망 및 소비자 정보력에 따라 편차가 크고, 일괄적인 가격 인하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통법 폐지 이틀째 현장 점검에 나서며, 지원금-서비스 조건이 투명하게 계약서에 반영되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실소비자 체감 변화보다 유통구조 및 정보 비대칭 해소가 더 큰 과제로 남아있다고 본다. “시장 원리에 의한 가격경쟁이 자리 잡으려면 시간과 제도적 안정이 더 요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단통법 폐지 효과가 실제 시장 구매 행태에 어떻게 나타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