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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문학관 중심에 맹만재”…거장 별세→세월을 품은 마지막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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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문학관 중심에 맹만재”…거장 별세→세월을 품은 마지막 이별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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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시대의 풍경을 비추던 시절, 맹만재는 자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여유로운 미소 뒤에 숨겨진 예술혼과 섬세한 연출력은 ‘TV문학관’을 비롯한 수많은 명작으로 이어졌다. 그가 떠난 빈자리는 조용히, 그러나 천천히 우리 곁에 존재의 의미를 남긴 채 다가왔다.

 

맹만재는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후 드라마에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연출가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3년 ROTC 1기 장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전역 뒤 동양방송에 입사해 드라마의 새로운 미학을 설계했다. ‘TV문학관’을 통해 시대의 문학을 영상으로 옮겼고, ‘사랑은 못 말려’, ‘남자는 외로워’, ‘밥상을 차리는 여자’, ‘드라마 게임’ 등에서도 인간과 세상의 이야기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고인 페이스북
고인 페이스북

예술에 바친 삶의 마지막에는 아내 채오순, 아들 맹관호와 가족의 따뜻한 곁에서 고요한 이별을 맞이했다. 지난 해 말 발견된 병마와 조용히 싸운 끝에, 지난 3일 세상과 작별했다. 유족은 “짧은 시간에 병세가 악화된 아쉬움 속에서도, 고인은 차분하게 생의 마지막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동시대 PD와 후배들,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는 그를 ‘1세대 드라마의 뿌리’로 기억한다. 중부대와 대경대에서 연극영화학 교수로 남긴 청춘의 흔적 또한 긴 여운을 남긴다. 세월을 담아낸 그의 연출 세계는 이제 역사의 페이지에 이어진다.

 

시대를 건넜던 맹만재의 예술적 열정과 따듯한 미소는 오랜 시간 한국 드라마를 사랑한 이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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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만재#tv문학관#드라마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