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가득한 여름, 고즈넉함을 걷다”…나주에서 만나는 역사와 자연의 풍경
요즘은 후텁지근한 여름 속에서도 조용한 역사 여행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 예전엔 단순한 지방 도시로만 여겨졌던 나주시가, 이제는 고즈넉한 산책과 의미 있는 배움의 공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소소한 변화지만, 그 안에는 풍요로운 시간과 새로운 일상이 깃들어 있다.
전라남도 나주시는 31도를 넘나드는 더위와 67%의 습도 속에서도, 영산강을 끼고 오랜 역사를 품고 살아 움직인다. SNS나 가족 단위 여행 커뮤니티에선 ‘빛가람호수공원 산책’, ‘금성관 인증샷’ 등 나주만의 조용한 매력을 찾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심 속 숲길 같은 빛가람호수공원빛가람전망대는 탁 트인 산책로와 시원한 바람으로 이목을 끈다. 해 질 녘, 노을이 호수 위를 비추면 누구나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겨두고 싶어진다. 다양한 연령층이 주차장 편의성에 끌려, 잠깐의 여유 혹은 한적한 사색을 즐기곤 한다.
나주시 과원동의 금성관은 조선 시대 객사의 품격이 깃든 건물이다. 푸른 기와와 곱게 칠해진 단청 아래, 세월의 결을 바라보는 이들은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고 고백한다. 평일 낮에도 복잡하지 않아 연인, 가족, 혼행객 누구에게나 ‘조용한 힐링’의 시간을 허락해 준다.
실제로 기자가 나주배박물관을 찾았을 때, 전시실 곳곳에서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떠올랐다. 1년에 한 번쯤은 ‘나주 배’를 직접 배우고, 다양한 체험으로 지역 특산물의 진가를 재발견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남았다.
전문가들은 “지역을 이해하는 여행은 명소 사진이 아니라, 그 땅의 문화와 일상을 가까이에서 체험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역사와 자연, 특산물이 고루 어우러진 나주는 여름 한가운데서도 마음을 식혀주는 ‘느린 휴식’을 선물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익숙한 도시였지만, 걷다 보면 숨은 이야기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아이와 함께 시간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었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막연했던 고장 나주가, 어느새 여유와 배움이 공존하는 ‘일상의 쉼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