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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82% 한여름 서해”…태안, 바다와 숲이 품은 푸른 여름날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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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82% 한여름 서해”…태안, 바다와 숲이 품은 푸른 여름날의 여유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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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복판, 바다와 숲을 동시에 누리는 태안 여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숨 막히는 더위도 마치 자연의 일부인 듯, 태안의 해변가와 숲길을 걷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구름이 걸린 29.4도의 아침, 82%를 훌쩍 넘는 습도에도 여전히 푸른 기운이 감도는 그곳, 태안에서의 하루는 생각보다 더 특별하다.

 

최근 젊은 여행자들은 SNS에서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보랏빛 산책로, 안면도의 일몰 인증샷 등을 공유하며 “계절이 품은 색이 다르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 역시 몽산포해수욕장 백사장과 곰솔림에서 맨발로 걷는 영상, 안면카트체험장에서의 짜릿함을 담아 올린다. 실제로 태안군의 주요 해변과 자연 체험 시설 이용객 수는 작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몽산포해수욕장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몽산포해수욕장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태안 지역 숙박 예약률이 여름 성수기 들어 20% 넘게 증가했고, 천리포수목원 방문객 역시 계절별 최다 기록을 경신 중이다. 전문가들은 “여름 여행의 조건이 단순한 더위 피하기에서 자연의 속도로 살아보기로 이동했다”며 “태안은 바다·숲·섬의 조화로움이 자신의 리듬을 찾으려는 여행자들에게 제격”이라고 느꼈다.

 

체험자들의 반응도 공감대를 키운다. 직장인 이나영(35) 씨는 “몽산포해수욕장에서 조용히 파도 소리를 듣는 시간만으로 올해 최고의 휴가를 보낸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한 가족 여행객은 “안면도 해변에서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볼 때 아이들도 한참 동안 조용했다”며 “단순한 피서가 아니라, 나와 가족 모두에게 여유를 선물한 여행”이라고 고백했다.

 

이제 태안에서의 여행은 단지 ‘덥고 습한 여름’의 피로를 달래는 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천리포수목원 산책길에서 잠시 멈추거나, 몽산포해수욕장 백사장을 맨발로 걷는 작은 순간마다, 사소한 자연의 변화와 내 마음의 흐름을 함께 들여다보게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태안의 여름은 바다와 숲을 닮아, 피로한 일상에 조용한 쉼표를 선물한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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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천리포수목원#안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