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웅 허위 진술 여부 직접 묻겠다”…이종호, 특검에 대질신문 요청
배우 박성웅의 진술을 둘러싸고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를 둘러싼 핵심 관계자 간 진실 공방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종호 전 대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함께 식사한 적이 없다”며, 6일 박성웅 씨와의 대질신문을 특검에 요청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이 두 차례 특검 출석을 거부하면서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관련 인물들을 둘러싼 수사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호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박성웅 씨가 ‘2022년 서울 강남에서 이종호, 임성근 등과 식사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 직접 경위를 묻고 싶다”며 대질신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성웅 씨는 앞서 특검 참고인 조사에서 해당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이 진술은 채상병 사건 이전부터 임성근과 이종호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고,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로 주목받아왔다.

이에 대해 이종호 전 대표 측은 “박성웅 등과 식사한 사실은 있으나, 임성근은 동석한 적이 없다. 박성웅의 진술은 허위”라고 거듭 반박했다. 현재 특검팀은 이종호와 박성웅 간 대질신문 가능성을 두고 수사팀 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임성근 전 사단장은 특검 조사에 두 번 연이어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특별한 사유 없이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특별히 진술할 내용이 없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수사에 응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이 구속 이후 조사에 응하겠다고 하다가 변호인을 교체한 뒤 돌연 입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은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채상병 순직 사건을 지휘한 혐의로 10월 24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 구속기한이 11일까지인 만큼 이번 주 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이 체포에 불응할 경우, 개정 특검법에 따른 교정공무원 지휘권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에 “특검이 수개월간 출국금지하고, 그 기간도 연장했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근거 없는 고발”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출국금지나 인사검증 시점 모두 나는 법무부 장관이 아니었다”며 “나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해외 도피 의혹과 관련해 범인도피와 직권남용으로 고발된 상태다. 특검팀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박성웅 씨 대질신문을 둘러싼 이종호 측의 요구와 임성근 전 사단장 강제조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팀이 이번 주 내 영장 집행에 나설 경우 순직 해병 특검 수사는 크게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