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영상까지 압축한다”…한국, 차세대 코덱 표준화 주도
AI 기반 비디오 코덱 기술이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 국립전파연구원이 주최한 제47차 멀티미디어부호화 국제표준화회의에서 한국은 AI가 적용된 차세대 비디오 코덱 등 신기술 관련 기고서 130여 건을 제출하며, 글로벌 미디어 표준 주도에 힘을 실었다. 이번 논의는 26일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애플, 화웨이, 노키아, 퀄컴 등 세계 30여 개국 60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업계는 AI 기술이 기존 코덱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영상·3D·가상현실 등 차세대 미디어 시장의 ‘기술 혁신 본격화’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차세대 AI 코덱의 핵심은 데이터 내 영상을 AI가 실제로 ‘판독·이해’해 중요한 정보만 보존, 불필요 정보는 과감히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는 MP4, H.265 등 과거 코덱이 규칙 기반 단순 압축에 머물렀던 데 비해, 영상 품질 저하를 최소화하면서 압축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사전 평가에서 AI 적용코덱은 기존 대비 월등한 품질 향상을 실현함이 확인됐다.

2030년 상용화가 본격 추진되면 8K 초고화질 스트리밍, 실감형 메타버스,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원격의료 등 데이터 수요가 폭증하는 미래 서비스에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사용자는 같은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더 선명한 미디어와 몰입감 높은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되며, 기업들은 트래픽 비용 감소 및 유연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MPEG, ISO 등 국제 표준기구를 중심으로 AI 기반 압축 기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유럽·중국 업체들도 기술 특허 확보와 상용화 로드맵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며, 국내 기업의 표준안이 향후 글로벌 규격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표준화와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 알고리즘 신뢰성, 저작권 등 법·제도적 과제도 적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미디어산업 진흥정책과 연계해 규제 샌드박스 확대, AI 윤리 가이드라인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창림 국립전파연구원장은 “AI 코덱 상용화는 미디어 기술 대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표준 기술이 한국 산업에 선제적으로 적용돼 실효성 있는 미디어 생태계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