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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지의 여름, 도심을 걷다”…대구의 습한 날씨 속 만나는 낭만과 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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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지의 여름, 도심을 걷다”…대구의 습한 날씨 속 만나는 낭만과 시간 여행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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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구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한여름 더위만 떠올렸지만, 도시 곳곳을 채운 낭만과 역사의 풍경은 이제 대구 여행의 일상이 됐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태도가 담겨 있다.

 

도심에서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지만, 많은 이들이 이월드의 다채로운 분위기를 즐기려 발길을 옮긴다. 낮 시간에는 꽃길을 따라 걷거나 놀이기구에서 짜릿한 순간을 만끽하고, 해가 지면 화려한 조명 아래 로맨틱한 무드를 만난다. 아이와 손을 잡고 놀이공원 곳곳을 누비는 가족, 조용히 사진을 남기는 연인들의 모습에서 각자의 여름 로망이 느껴진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월드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월드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집계에 따르면, 최근 야외형 테마파크와 자연 공간을 찾아 도심을 떠나지 않고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도시형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분지 지형 특유의 온열감에 비해, 곳곳에 숨겨진 산책로와 자연 명소가 조명받고 있다.

 

사문진 주막촌에서는 낙동강변을 따라 옛 정취에 젖을 수 있다. 실제로 SNS 후기에는 “조용한 강 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니,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는 감상들이 이어진다. 대구수목원은 과거 쓰레기장이 생태 공간으로 탈바꿈한 대표적 사례다. 산책로마다 푸르른 그늘이 드리우고, 약초원이나 야생초화원에서는 자연의 다양한 얼굴을 쉽게 만난다.  

 

청라언덕에 오르면 동화 속 이야기를 닮은 100년 전 서양식 저택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동무생각’의 무대이기도 하다. 기자가 직접 언덕길을 걸어보니, 돌담 너머 고풍스러운 집들과 나지막한 노랫소리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관광 트렌드 전문가들은 “기능성 관광에서 감성 여행으로의 전환, 도시 속에서 고요함과 이야기를 찾으려는 흐름”이라 표현했다. 여행 역시 취향과 분위기의 시대란 의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대구가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인 줄 몰랐다”, “여름밤 조명이 정말 낭만적이다” 등 감상부터, “많이 덥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매력을 찾았다”는 체험담까지 이어진다. 여행의 방식이 천천히, 그리고 자기답게 바뀌는 모양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은 바로 그런 여름날의 온도와 풍경 속에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낭만과 시간의 흐름을 품은 도시, 대구는 오늘도 누군가의 특별한 하루가 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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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월드#청라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