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버디로 첫 우승”…신광철, 참마루건설 시니어오픈→프로 데뷔 첫 승
잔잔하게 떠오른 새벽 햇살처럼 오래 묵은 기다림이 있었다. 마지막 퍼팅이 홀컵을 적신 순간, 평창 휘닉스CC의 그린 위에는 박수와 긴장이 교차했다.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묵묵히 클럽을 쥐었던 신광철이 마침내 자신만의 역사를 써냈다.
신광철은 29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CC 마운틴·레이크 코스에서 펼쳐진 제4회 참마루건설 시니어오픈 최종 2라운드에서 흔들림 없이 버디만 4개를 쌓아올렸다. 이날 신광철의 스코어카드는 4언더파 68타. 보기를 허락하지 않은 집중력과 집념은 결국 최종합계 8언더파 136타라는 값진 기록으로 이어졌다. 결승선 직전까지 신용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승부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갈렸다. 신광철이 흔들림 없이 버디를 떨어뜨리는 순간, 우승 트로피의 의미가 더 깊어졌다.

우승 상금 2,400만원이 한남자의 오랜 집념에 화답했다. 신광철은 1994년, 제주도의 한 작은 골프 연습장에서 독학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이른바 늦깎이 도전. 2002년 프로에 합류해 2부 투어를 주요 무대로 삼았고, 2021년에야 정회원 자격을 얻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신광철의 프로 첫 우승은 골프계 동료들과 팬들에게 한 편의 드라마로 기억될 만했다. 경기 직후 “첫 승을 달성했으니 앞으로 꾸준히 톱5에 올랐으면 한다. 더 욕심을 내서 시즌 2승, 3승까지 노릴 것이다”라는 포부 역시 새로운 내일을 향한 도전을 예고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광철은 KPGA 챔피언스투어 순위에서도 본격적인 상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챔피언스투어 중반을 알린 참마루건설 시니어오픈의 울림이, 다음 대회로 이어질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벅찬 감정과 침묵이 뒤섞인 그린 위, 오랜 시간 공을 쫓아온 한 남자의 하루는 끝이 아닌 시작이 돼 있었다. KPGA 챔피언스투어의 새로운 레이스는 다시 펼쳐진다. 이번 감동의 무대는 시니어 무대의 아름다움과 함께, 프로 골프의 진한 울림을 갤러리와 팬들에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