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경기 연속 컷 마감”…박현경, 롯데오픈 부진→재도약 다짐
첫 티샷이 울려 퍼지던 순간, 박현경의 표정에는 각오와 설렘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퍼팅을 마친 박현경을 향해 쏟아진 박수는 이번에는 응원과 함께 아쉬움도 담고 있었다. 30경기 연속 컷 통과라는 긴 행진은 이번 롯데오픈에서 멈췄다. 컷 마감의 순간에도 박현경은 묵묵히 자신의 클럽을 챙겼고, 오랜 진득함의 기록에는 잠시 쉼표가 찍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롯데오픈 2라운드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치러졌다. 박현경은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제출하며, 전날 1라운드 이븐파와 합산해 최종 합계 1오버파 145타를 적어냈다. 컷 기준에 단 1타 차로 미치지 못해 2라운드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24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컷 통과에 실패한 셈이다.

박현경은 지난해 맥콜 용평 모나 오픈까지 30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이어오며 꾸준함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서희경의 65경기에는 못 미쳤지만, KLPGA투어의 경쟁이 극심해진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30경기도 적잖은 의미를 남겼다.
이번 롯데오픈에서 박현경의 샷 정확도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체 그린 적중률은 58.3%에 그쳤으며, 1라운드 13번 홀과 2라운드 12번 홀에서 아이언 샷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두 차례 모두 2타씩을 잃으며, 결국 컷 통과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연속 신화는 잠시 멈췄지만, 박현경은 담담하게 자신의 현 위치를 받아들였다. “계획에 없이 이틀 쉬게 됐다. 선물로 여기겠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소감을 전한 박현경의 목소리에는 씩씩한 다짐이 담겼다. 팬들 역시 짙은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박현경은 지난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 이후 곧장 두산 매치 플레이에서 우승을 거둔 바 있다. 또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탈락 직후에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 컵 정상에 올랐다. 위기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는 박현경의 서사는 계속되고 있다.
박현경은 이번 휴식을 치유의 시간으로 삼아, 자신의 샷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또 한 번 자신만의 길을 걷는 박현경의 다음 출전에 골프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KLPGA 투어의 남은 시즌에서 다시 도약하는 박현경의 모습은 곧 그린 위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