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순·영식, 염소똥 소동에 핑크빛 설렘”…‘지지고 볶는 여행’ 야생 속 진짜 감정→운명의 갈림길
이른 아침 몽골의 황량한 초원 위, 푸르공 차에 나란히 앉은 옥순과 영식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닮은 온기로 시작됐다. 따뜻한 햇살이 머무는 차창 너머, 두 사람의 미묘한 손짓과 침묵에는 아직 이름 붙일 수 없는 설렘이 번졌다. 투박한 농담과 뜻밖의 배려, 작은 시비와 티격태격 웃음이 가득한 몽골 여행은 그렇게 두 사람만의 운율로 서서히 채워졌다.
‘지지고 볶는 여행’ 16회에서 옥순과 영식은 브이로그부터 소소한 마트 쇼핑까지 남다른 케미를 드러냈다. 감기로 인해 야윈 얼굴을 걱정하는 옥순에게 영식은 한층 깊은 눈빛으로 답했고, 오토바이 데이트 일화에는 즉흥적 플러팅으로 응수했다. 영식이 라면을 꼭 챙겨주거나, 힘겨운 야생 속에서 서로 베개를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그윽한 동행의 진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함께 달리며, 고단함을 나누는 두 사람의 여정에는 가벼운 투정과 은근한 애정, 수시로 넘나드는 감정의 파도가 교차했다. 현지 식당에서 양고기와 사투를 벌이고, 게르에 도착한 밤에는 염소똥을 콩으로 착각해 맛본 영식의 유쾌한 해프닝이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여행이 주는 선물은 웃음만이 아니었다. 광활한 몽골 자연 앞에서 영식은 스스로 옥순과의 거리를 만들어냈고, 옥순 특유의 서늘한 한 마디가 또 다른 파장을 남겼다. “정신 차렸네”라는 옥순의 말과 “여기 있을게”라는 영식의 태도는 점잖은 거리감과 미묘한 갈등의 시작을 알렸다.
둘만의 숙소에서 이어진 대화에서는 ‘침대처럼 편안한 남자’라는 이상형에 대한 진솔한 생각 차이가 드러났다. 옥순은 더이상 편안함만을 원하지 않으며, 영식은 그런 옥순에게 더욱 다가서려 애썼다. 두 사람은 소박한 한끼와 여행 준비를 함께하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점차 진짜 서로를 마주했다.
여행 2일 차, 짐을 묵묵히 챙긴 뒤 영식의 자상함에 옥순은 또 한 번 속내를 열기도 했다. 기댈 때는 따뜻한 연대감이, 때로는 불안과 긴장감이 교차하며, 서로에게 얼마나 닿을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3일 차 예고편에서는 사소한 말씨름이 거센 불씨로 번지며, 옥순의 “여행 끝날 때까지 내 말에 찍소리도 달지마!”라는 단호한 외침이 이들의 관계를 위태롭게 흔들었다.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로를 시험하는 몽골의 하루는 옥순과 영식이 진짜 자신의 감정에 닿게 만든다. 유쾌한 해프닝 뒤의 쓸쓸함, 베개 하나 나누는 따스함, 그리고 때론 칼날처럼 날카로워지는 말 한마디까지. 야생 리얼리티가 그리는 내밀한 두 사람의 감정 드라마는 이제 막 절정으로 달려가고 있다. 옥순과 영식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지지고 볶는 여행’은 7월 4일 금요일 밤 8시 40분 SBS Plus와 ENA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