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동남아 첫 진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베트남과 3천500억원 자주포 수출 계약

한국과 베트남의 군사 협력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20문이 2억5천만달러, 약 3천500억원 규모로 베트남에 수출된다. 계약은 정부 간 거래로 지난달 말 체결됐다.

이번 수출은 동남아시아에서 첫 K9 자주포 도입 사례이자, 베트남에 대한 최초의 한국산 무기 판매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베트남에 퇴역 초계함을 무상으로 공여한 적은 있으나 무기 판매 경험은 없었다.

한편 K9 자주포는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베스트셀러로,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 등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번 베트남 수출로 이른바 ‘K9 유저 클럽’ 국가가 11개로 늘었다.

베트남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서, 공산국가로서 첫 K-방산 무기 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영토 분쟁, 자체 국방력 강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성능이 입증된 K9 자주포에 대한 베트남의 관심이 계약 체결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이번 베트남 수출을 ‘K-방산’ 신시장 개척의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동남아와의 군사 교류 확대, 국제 안보 질서 내에서의 한국 방산기업 입지 강화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는 향후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 내 무기 수출 확대 방안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