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건희-이배용 매관매직 의혹 정조준”…특검, 매경 회장 배우자 집무실·자택 압수수색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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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 얽힌 '매관매직' 의혹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격랑이 거세지고 있다. 29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A씨의 집무실과 자택 등 다수 장소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두 정치권 인사의 친분을 매개로 한 인사 청탁설이 불거지면서, 정국의 불신과 긴장감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그룹 본사 내 A씨 집무실을 포함해 문화재단 사무실, A씨의 자택 등에 수사관을 투입해 자료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약 1미터 크기의 금고도 압수 대상에 올랐다. 금고에는 주요 서류 등이 보관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측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검사팀은 A씨가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위원장 모두와 오랜 친분을 맺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양측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강제수사 절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간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권 초기에 김건희 여사 측에 금거북이 등 귀중품을 전달하고 인사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확인해 왔다.

 

압수수색의 단초가 된 실마리는 지난달 말, 김건희 여사 모친인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에 대한 강제수사에서 나왔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와 금거북이 등을 확보했다. 최근 이 전 위원장의 비서 박모씨도 특검의 압수수색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배용 전 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지난 1일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사표를 수리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 측은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특검팀은 확보된 여러 물증들이 의혹 규명에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전 위원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총장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주요 보수 정책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친일 인사 옹호 논란 등 역사관을 둘러싼 비판 속에서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 국가교육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임명, 교육계 내외의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위원장을 둘러싼 매관매직·인사청탁 의혹이 정점에 달함에 따라, 여야 간 입장차 역시 한층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각 당은 특검 수사 결과가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은 확보한 물증 분석과 추가조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은 이번 의혹이 정쟁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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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김건희#이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