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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애경씨, 사무실과 밭에서 눈물→동생들의 위로 속 되찾은 가족의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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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애경씨, 사무실과 밭에서 눈물→동생들의 위로 속 되찾은 가족의 품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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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의 맑은 아침 햇살 아래, ‘인간극장’ 애경씨는 사무실과 밭을 오가며 가족의 하루를 일구었다. 세무사의 서류 더미에 묻힌 눈빛도, 밭에서 모종을 들고 뛰는 걸음도 모두 네 남매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한 진심의 반복이었다. 혼자 어른이 돼버린 맏언니의 무게, 어린 시절의 상처는 애경씨 손끝과 걸음에 진하게 스며 있었다.

 

맏이로 도맡아야 했던 책임은 일찍이 그를 성장시켰다. 중학생 시절부터 농삿일을 익히고, 스스로 제주를 벗어나 가족의 미래를 꾸려낸 애경씨는 세무사라는 삶의 문턱에 올라섰다. 동생의 학업을 뒷바라지하며 새 가정을 이루려 애썼지만, 시간 속 옹이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갑상샘암 진단, 나무 자르다 다친 십자인대까지 애경씨는 아픈 세월만큼 더욱 단단해졌고, 어느덧 ‘왕빠’—아버지 대신 가족의 버팀목이 됐다.

왕빠가 된 맏언니의 하루…‘인간극장’ 애경씨, 사무실과 밭에서 가족의 내일을 걷다→삶의 품으로 돌아오다
왕빠가 된 맏언니의 하루…‘인간극장’ 애경씨, 사무실과 밭에서 가족의 내일을 걷다→삶의 품으로 돌아오다

봄마다 다시 피어난 상처가 밭과 식탁 사이 흐르던 그 집에는 여전히 지난 시절의 그림자도 깃들었다. 어머니의 부재, 아버지의 술기운에 자주 숨죽여야 했던 어린 나날은 시간 없이 흐른다. 애틋함과 억울함이 뒤섞인 제사상 앞에서, 네 남매는 묵은 감정을 조용히 터뜨렸다. 눈물과 서러운 한마디, 가족 모두 어떤 말로도 다 채울 순 없는 언젠가의 빈자리를 체감했다.

 

그러나 이별과 낡은 상처는 삶의 반쪽에 머물 뿐이었다. 둘째 미경씨는 밭에서 채소를 따 식탁을 차리고, 셋째 은경씨는 오늘도 모종을 일구며 흙내음을 품는다. 막내 대권씨는 누나와 어깨 나란히 서 세무사 업무를 도우며 남매의 미래를 나눠 짊어진다. 어느덧 반복된 무던함 속에도 다정한 변주가 싹튼다. 오랜만에 찜질방을 가고, 강아지까지 포옹한 가족사진을 찍는 작은 시도들이 미소와 눈물로 번진다.

 

사진 너머, 대권씨의 진심 어린 편지는 애경씨의 가슴을 두드린다. 동생들은 이제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아도 괜찮다”는 말을 건네며 맏언니 마음을 어루만진다. 애경씨도 뒤늦게야 가족 곁에서 묵은 짐을 내려놓는다. 각자가 조금씩 서로의 짐을 덜어주며, 네 남매의 오늘은 섬세한 위로와 웃음으로 채색된다.

 

작은 사무실과 흙 묻은 밭, 그리고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애틋한 유년까지. 삶 앞에 꺼내 보인 이들의 이야기는 과거의 틈을 다정하게 메꾼다. 세월이 바래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마음을 부둥켜안은 순간, 네 남매의 일상이 온기로 채워졌다. 애경씨와 남매의 삶과 온기가 그려질 ‘인간극장’은 6월 11일 오전 7시 50분 시청자 곁을 찾아올 예정이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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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애경씨#네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