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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장동윤, 피로 맺은 모자→끝내 눈물로 남은 구원과 파멸의 미로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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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미소와 담담한 목소리가 오가던 마지막 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속 고현정과 장동윤은 상흔으로 얼룩진 가족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긴장과 파문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았던 이 드라마의 종착지는, 수치와 아픔의 시간을 지나 잔혹함 너머 그늘진 사랑과 희망이 겨우 찾아들었다. 잔인하리만치 솔직한 가족의 진실과 서로를 감싸는 구원의 순간은, 보는 이의 눈물샘을 오래도록 뜨겁게 흔들었다.

 

최종회에서는 연쇄살인마였던 엄마 정이신과 형사로 성장한 아들 차수열의 숙명적 대립이 마지막을 향해 치닫았다. 모방범의 죽음을 목도한 정이신이 아들의 다른 선택을 바라보는 순간, 행복과 단절의 쓴맛이 동시에 스며들었다. 그러나 두 사람을 이어 왔던 최중호가 의문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모자 관계는 예기치 않은 운명 앞에서 또 한 번 흔들렸다. 급박하게 펼쳐진 인질극에선, 고통받는 며느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모성애가 극적으로 드러났고, 절박한 명령 속 가족의 눈물 어린 달리기가 이어졌다.

“끝은 또 하나의 시작”…‘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X장동윤, 피로 맺은 母子→충격 결말 그리다 / SBS
“끝은 또 하나의 시작”…‘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고현정X장동윤, 피로 맺은 母子→충격 결말 그리다 / SBS

정이신의 비극적인 과거 역시 깊이 조명됐다. 아버지 등 가족 내 학대와 상처는 악인을 만들어낸 사회적 상흔으로 남았다. 시간의 조각마다 쌓인 피해자의 고통, 구제받지 못한 채 버려진 인생의 그림자는 곧 연쇄범죄와 맞물렸다. 마침내 정현남을 마주한 장면에선 깊은 분노마저 무너지는 절규와 구원이 교차했다. “나처럼 되지 마!”라는 한마디, 자신보다는 아들만은 다르게 살기를 염원한 진심의 울림은 시청자에게 묵직한 물음을 던졌다.

 

드라마의 결말은 여운을 남겼다. 2년 후 감옥에서 전해진 최중호의 죽음, 그리고 감정과 진실이 여전히 얽힌 엄마와 아들의 또 다른 공조수사 예감, 그 미완의 화해가 긴 파동을 일으켰다. 웰메이드 범죄극의 정수를 보여준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단순한 형사와 살인마의 이야기를 넘어 가족, 구원, 파멸이라는 테마를 치열하게 되물었다는 점에서 빛났다. 고현정의 절실한 눈빛과 장동윤의 처절한 성장 서사는 인물의 인간성, 구원의 의미, 결코 지워지지 않는 어둠까지 아우르며 새로운 장르 드라마의 길을 열었다.

 

변영주 감독과 배우진의 힘 있는 호흡, 단단한 시나리오가 삼박자를 이룬 이번 작품은 드라마가 던질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남겼다. 끝을 넘어 또 다른 시작을 기다리는 이들의 이야기가, 생의 어둠과 빛 사이에서 오래도록 시청자 곁에 머문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마지막 회는 지난 주말 자체 최고 시청률 7.9%(수도권 기준), 전국 7.4%, 순간 최고 10.3%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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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살인자의외출#고현정#장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