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눈물에 울컥”…홍원기, 키움 연패 탈출전→팬 심금 울렸다
고척돔의 서늘한 공기 속, 패배의 연속에 굳어 있던 표정들이 하나둘 미소로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메운 관중들 앞에는 주장의 목소리마저 떨릴 만큼 지난 기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송성문의 눈물이 화면에 번지자, 키움 히어로즈를 응원하던 팬들도 조용히 마음을 보탰다.
2024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는 6월 31일 두산 베어스를 1-0으로 꺾으며 최고조였던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10연패를 묵묵히 견뎌온 선수들에게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도 값진 1승이었다. 선발로 나선 케니 로젠버그는 7⅓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해, 그 어느 때보다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보였다. 경기 후반, 2루수 김태진이 8회 2사 만루에서 펼친 다이빙 캐치는 이날 승부에서 가장 환호를 받은 장면으로 남았다.

불안하던 불펜 역시 제 역할을 해냈다. 9회 원종현이 흔들림 없는 마운드 운영으로 첫 번째 세이브를 따냈고, 감독 홍원기는 경기 후 송성문의 인터뷰를 곱씹으며 “모든 선수의 마음을 대변했다. 진심이 팬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로 키움은 15승 1무 44패 승률 0.254라는 무거운 성적에도 조용한 환희를 맛보았다.
올 시즌 키움은 선발난과 중간계투진 불안, 수비 실책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악재에 시달려야 했다. 그 속에서도 선수 개개인의 헌신과 팀워크는 팬들의 관심과 위로로 이어졌다. SNS 곳곳엔 송성문을 향한 응원글과 위로 메시지가 쏟아졌고,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원종현이 구단 이적 후 거둔 첫 세이브는 ‘마무리 보직 변화’가 긍정적인 신호임을 보여줬으며, 홍 감독 또한 “중요한 순간마다 경험 많은 불펜진이 해결해줄 것”이라 강조했다. 전날 경기 중 임종성 타석에서 판정 항의로 퇴장을 당했던 그는 “당시 긴박했지만, 앞으로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주말 홈 3연전을 앞둔 키움은 다가올 경기들에서 과연 이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만약 이어지는 승리가 쌓인다면, 조금씩이나마 하위권을 벗어날 불씨가 지펴질 전망이다.
마치 가슴 밑바닥에 차곡차곡 쌓인 응어리가 눈물로 스며들 듯, 선수와 팬 모두가 함께했던 오랜 시간의 의미는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키움 히어로즈의 오늘이 고척돔의 조명 아래에서 새로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 감동의 순간은 2024 KBO리그의 기록으로, 또 응원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