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의 승부, 자존심을 건다”…고지우·한진선, 하이원 2연패→강원 여왕 쟁탈전

햇살 아래 거친 산바람을 뚫고, 고지우와 한진선의 눈빛은 여전히 정선의 능선을 향한다. 누가 진정한 산악의 여왕인지, 지난해의 영광과 올해의 기대가 교차하는 무대에서 두 선수의 자존심이 다시 맞붙는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찾은 팬들은 설렘과 긴장, 그리고 예측 불가의 대결에 마음을 맡긴 채 코스 곳곳에 자리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이 10일부터 4일간 강원도 정선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다. 총상금 10억원이 걸린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챔피언 후보 군단과 함께 대회의 온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고지우는 최근 맥콜 모나 용평 오픈 우승을 포함, 8차례 톱10 입상으로 무서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시즌 평균타수 3위(70.13타)라는 강력한 기록, 그리고 강원도 산악 골프장 3승 경력은 그를 '강원도의 여왕'으로 불리게 했다. 고지우는 하이원 컨트리클럽만의 난이도 높은 코스를 공격적 플레이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맞서 한진선은 2022, 2023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 번 정상에 도전한다. 시즌 14개 대회 중 단 한 번만 컷 탈락, 평균타수 10위(70.41타), 상금랭킹 19위 등 안정적인 성적도 돋보인다. 하이원에서 특별히 강한 모습을 보여온 한진선은 “세 번째 우승도 하이원에서 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임희정 역시 고향 강원 태백의 응원을 업고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2019, 2020년 연속 우승의 기억과 함께 올 시즌 평균타수 7위(70.28타)라는 준수한 기록, 대상 포인트 9위의 꾸준함을 자랑한다. 임희정의 복귀는 강원 골프팬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시즌 3승을 거둔 이예원, 롯데오픈 첫 우승 이후 톱10 진입을 노리는 박혜준, 대상 포인트 2위 유현조, 최근 슬럼프를 털어낸 박현경까지 신예와 베테랑의 접전 또한 불꽃을 튀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이정은까지 출전 의사를 밝히며, 국내파와 해외파의 대결 구도가 완성됐다. 이정은은 2017년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자로, 과정에 충실한 플레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국가대표 아마추어 오수민까지 가세, 베테랑과 신예, 강원파와 외부파가 한데 모여 시즌 중반 판도에 중대한 변수를 던질 준비를 마쳤다.

강원 산악 코스를 가장 잘 아는 선수는 누구인지, 오랜 경험과 무서운 신예, 그리고 지역 팬들의 환호까지 이번 대회는 세대를 아우르는 명승부와 살아있는 긴장감을 동시에 품는다.

하루를 버티는 선수들의 땀, 산바람과 함께 섞이는 숨결, 코스 위 조용한 각오. 정선 하이원리조트에 모인 이들의 각별한 싸움은 7월 10일부터 펼쳐진다. 이 대회는 상금, 대상 포인트는 물론 시즌 판도 변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며,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으로 골프팬들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