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사냥 의지”…김민종·허미미, 세계유도선수권 출격→역사 도전에 시선집중
차분한 표정과 굳은 손끝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시험하는 설렘이 감돌았다. 지난 해 극적인 승부의 순간이 여운으로 남아 팬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이제 모두가 지켜보는 세계 정상의 무대, 김민종과 허미미가 2연패의 꿈을 향해 몸을 일으켰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막을 올리는 2025 국제유도연맹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는 한국 대표팀이 남녀 14개 체급, 17명의 선수로 구성돼 출전한다. 대표팀은 최소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고, 최근 세대교체의 결실로 2023년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알렸다. 특히 남자 100㎏ 이상급의 김민종은 지난해 39년 만에 한국 선수로 최중량급 정상에 올랐고, 여자 57㎏급 허미미 또한 29년 만의 감격을 안겼다.

두 선수 모두 2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한다. 김민종은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화려한 이력에 힘입어 세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계전설 테디 리네르의 이번 대회 불참은 김민종에게는 확실한 호재로, 강력한 경쟁자는 세계 랭킹 1위 이날 타소예프다. 통산 1승 2패로 맞선 타소예프를 상대로 김민종이 어떤 유도 역전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허미미는 결승까지 이어진 연장 혈투의 추억 위에 부상 복귀 후 첫 공식 무대를 밟는다. 전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와의 라이벌전이 이번 대회에서는 무산되면서, 새로운 상대들과의 변화된 판도에 주목이 쏠린다. 프랑스의 사라레오니 시지크, 조지아의 에테리 리파르텔리아니 등 강자들이 즐비한 가운데, 허미미는 어깨 인대 수술에서 돌아와 경기 감각을 점검하며 싸움에 임한다.
남자 81㎏급의 이준환 역시 주목 대상이다. 세계 랭킹 1위로서 지난해와 올해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이준환은 아시아선수권과 바리시 그랜드슬램에서 연달아 우승을 신고하며, 금빛 행진의 발판을 다졌다. 또 여자 78㎏ 이상급 김하윤, 신예 이현지 등 다양한 세대가 금메달 경쟁의 중심에 있다. 특히 고교생 신예 이현지는 세계 랭킹 4위라는 놀라운 기록과 함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하윤을 선발전 승부에서 꺾으며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했다.
올해 대회는 새로운 점수 체계 도입으로 큰 변화를 맞는다. 기존 한판-절반 방식에서 한판-절반-유효로 확대, 일부 금지됐던 기술이 다시 허용돼 기술력 본위의 승부가 강화됐다. 무엇보다 기술이 강점인 한국팀에는 유리한 변화로 평가된다. 코칭스태프도 변화가 생겨 IJF 지도자 과정을 마치지 못한 정성숙 감독 대신 권영우, 김정훈 코치가 벤치에서 작전을 맡는다.
열흘간 이어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유도 대표팀은 또 다른 비상과 재도전을 꿈꾼다. 선수들은 곧바로 이어질 주요 국제 일정에 앞서, 변화의 물결을 타고 다시 한 번 세계 최고 무대에서 태극마크의 위상을 새기게 된다.
머문 여운은 경기장의 공기 속에 남았다. 부드럽게 교차하는 시선, 마지막 준비에 담긴 절실함, 다가오는 순간에 대한 침묵. 새로운 세계의 길목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의 서사로 오랜 시간을 지워내며 묵직한 몰입에 들어간다. 2025 국제유도연맹 세계유도선수권대회는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며, 선수들의 뜨거운 도전과 변화의 여정은 곧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건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