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5.15 고점 돌파”…코스피, 외국인 매수 힘입어 반도체 강세→금융주 약세 교차
6월 11일 아침, 국내 증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마주했다. 코스피는 장초반 단단한 순매수세를 바탕으로 속도를 높였고, 마침내 2,895.15에 도달하며 2,900선 턱밑까지 진입했다. 이는 2022년 1월 18일 이후 가장 높게 내달린 고점으로, 지수는 장중 한때 2,897.34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글로벌 반도체 섹터의 회복이 힘을 부여하는 장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흐름이 뚜렷했다. 외국인은 382억 원, 개인은 236억 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기관은 550억 원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 같은 지형 변화는 변동성 높은 세계 시장 한복판에서 외국인 중심의 유입세가 국내 증시 분위기를 단단히 다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1.01%, SK하이닉스는 3.69%의 의미 깊은 상승률을 보였다. 자동차 업종도 강세 흐름에 동참해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 모두 오름세를 기록했다. 그 사이 풍산, 한화솔루션, 현대로템 등은 투자자들 주목 속에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금융주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시중은행주는 2~3%대 하락했다. 증권주인 상상인증권, SK증권, 대신증권 등도 하락 폭이 깊어지는 모습이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전기가스, 보험, 제조 등이 강세를 유지한 반면, 건설과 증권, 금융 관련 업종은 약세 흐름을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778.06을 기록하며 전장 대비 0.89%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가 410억 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억 원과 364억 원의 매도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상위주인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파마리서치, 삼천당제약,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바이오·2차전지 섹터 주도로 시장 전체를 부드럽게 견인했다.
국제 금융 환경도 코스피 투자 심리 개선에 힘을 실었다.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과 함께 주요 지수 모두 상승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06% 급등하면서 반도체 관련 한국 대형주의 주가 역시 힘차게 반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5.0원으로 소폭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주가순자산비율이 점차 1배에 가까워지며 차익 실현 물량이 눌려 있는 구간임을 진단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루 전 “외국인 순매수 속도가 한풀 꺾일 여지는 있으나, 종목별 매물 소화와 반도체 섹터 중심 탄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짙어진 불확실성 너머로 국내 증시의 모색은 여전히 이어진다. 반도체 중심의 랠리와 외국인 자금의 흐름, 그리고 하방 압력을 받는 금융지주주의 변화가 교차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예민한 손끝으로 기회와 위험 사이 균형을 재단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흐름과 맞닿은 국내 시장의 다음 걸음을 앞두고,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더욱 신중하고 자기만의 전략을 다질 필요가 높아졌다. 향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지표 발표와 국제 정세 변화가 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촉각 곤두선 시선이 필요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