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사진도 새어나갔다”…로봇청소기 보안, 소비자 불안 확산
로봇청소기 업계가 최근 일부 제품의 보안취약 문제로 긴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다수 로봇청소기에서 불법 접근과 조작 가능성이 드러난 가운데, 집 내부 사진·영상 등 민감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업체들도 긴급히 대책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단체와 정부가 잇따라 IoT(사물인터넷) 보안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업계 전반의 품질 관리 및 자율보안 역량 제고 여부가 향후 소비자 신뢰에 중대한 변수를 제공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날 최근 시판된 6종의 주요 로봇청소기를 대상으로 모바일 앱, 보안 업데이트, 개인정보 보호정책 등 핵심 보안 항목을 점검한 결과, 결함이 확인된 제품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나르왈 프레오 Z 울트라와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등 일부 제품은 사용자 인증 절차가 미흡해, 제3자가 개인키나 ID만 알면 집 내부 사진·영상을 별도 인증 없이 접근할 위험이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외부에 집안 영상이 유출될 소지가 확인돼 파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드리미 X50 Ultra 역시 제3자 기능 공유 시 카메라 강제 활성화, 실시간 영상·사진 조회 등 심각한 취약점이 적발됐다. 에코백스 제품 중 일부는, 모바일앱을 통한 악성사진 파일 저장 가능성까지 드러났다. 드리미는 개인정보 관리 미비로 이름·연락처 등 민감 정보 유출이 우려됐으며, 나르왈·드리미·에코백스 모두 하드웨어 보안 수준도 비교적 낮게 평가됐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은 접근 권한 설정, 패스워드 정책, 불법조작 방지 등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했다.
문제 지적에 따른 각 사의 대응도 빨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모든 보안 취약점은 조사 과정에서 관련 업체들이 조치했으며, 그 개선사항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별도 확인했다. 소비자원은 일선 사업자에게 모바일앱 인증과 펌웨어 보안 등 부족한 부분을 추가 강화하라고 권고했고, 6개사 모두 품질개선 계획을 회신했다.
로봇청소기는 센서·카메라·IoT 기능 등이 복합 탑재되는 4차산업 대표 품목으로, 해킹·개인정보 침해 관점에서 산업계 전반의 보안 수준이 곧 글로벌 시장 신뢰와 직결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책당국은 사실상 가전제품의 ‘디지털 방패’ 구축을 과제로 삼고, 산업별 점검 및 지원 체계 확대를 예고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유사한 프라이버시 침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IoT 제품군이 생활공간으로 확대될수록, 해킹 위협과 소비자 피해도 다양해질 수 있다”며 “정부 점검과 더불어 업체의 자율적 보안 강화, 실시간 위험관리 체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향후 국내 가전 및 IoT산업 신뢰도에 중대한 영향을 줄 계기가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