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선배들 닮지 말라”…이종찬 광복회장, 육사교장 만난 자리에서 역사 인식 당부
정치적 역사 인식의 충돌이 서울 여의도에서 또 한 번 표면화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육군사관학교 소형기 교장 일행과 접견한 자리에서 육사 선배들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며 군의 역사 정체성을 강조했다. 소 교장 역시 최근 논란이 된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와 독립전쟁영웅실 복원 방안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이날 광복회에 따르면, 이종찬 회장은 “정치 성향의 기회주의자인 육사 선배들을 절대 닮지 말라”고 소형기 교장 및 육사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또 우리 국군은 조선경비대가 아닌 대한제국군, 의병, 독립군, 광복군, 국군의 혈통을 잇는다고 강조하며, “육사 생도들은 이런 국군의 계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 회장은 “마음이 중요하다. (홍범도 장군 등) 흉상이 정 필요 없다면 이제는 없애도 좋다”면서도, 단순 지시에 따르는 태도를 경계했다. “위에서 시킨다고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역사를 바로 알고 마음에서 우러나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형기 교장 일행은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홍범도 장군 흉상을 존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때 철거됐던 충무관 내 독립전쟁영웅실에 대해서도 복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육군 관계자가 전했다.
이종찬 회장과 소형기 교장의 만남은 최근 국군의 뿌리와 군인상, 역사 교육 방향을 둘러싼 논쟁과 맞물린 것으로 평가된다. 시민사회와 군 내부에서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등 역사 논쟁이 잇따랐고, 이번 발언이 향후 군 정체성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군 역사관 논란을 둘러싸고 계속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군은 홍범도 흉상 존치 및 독립전쟁영웅실 복원 등 후속 검토에 나설 예정이며, 각계 의견을 반영한 추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