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카이 해곡 대지진, 日경제 운명 흔들다”…토목학회 경고→정부, 인명피해 80% 감축 대책 전면 가동
숨 막히는 긴장감이 일본 열도를 에워싸고 있다. 하늘빛 바다가 굽이치는 난카이 해곡은, 인간의 시간이란 것이 얼마나 덧없고 연약한지 새삼 상기시킨다. 수백 년 동안 이어진 대지의 잠잠함은 때로 단 한 번의 흔들림으로 땅과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든다. 일본 토목학회가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불러올 경제적 충격의 실상을 분석하며, 일본 사회는 다시 한 번 거대한 불안 앞에 놓였다.
토목학회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22년의 긴 회복시간을 토대로, 난카이 대지진이 현실이 될 경우 약 1천466조엔, 우리 돈으로 1경3천847조원대의 피해를 22년 동안 누적해 입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일본 국내총생산 609조엔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1년간의 단기 충격만이 논의되던 것과 달리, 장기 회복의 더딘 새벽까지 두루 고려한 이 전망은 경제적 암운의 두께를 한층 더 짙게 드리운다.

이번 분석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일본 정부가 같은 날 발표한 ‘난카이 대지진 방재대책 추진 기본계획’의 전면 개정안이 있다. 정부는 “최대 사망자 30만명”의 어두운 가정에 맞서, 인명 피해의 80% 감축, 그리고 건물 붕괴·소실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생명을 지키는 대책’과 ‘이어가는 대책’—문명과 인간의 존엄성 회복을 위한 134개 실행 시책이 세세히 설계됐다. 해안 방조제의 정비율을 50%로 높이고, 자동·원격 방조제 개구부 신설, 사회복지시설 내진화 확대, 주요 인프라의 방진·내진화 등을 내걸며, 국가적 생존의 경계선을 견고히 다지고 있다.
난카이 해곡은 시즈오카현에서 규슈까지 800km 이상 뻗어 있어, 사방팔방으로 위협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100~150년에 한 번씩 반복된 장대한 진동들은 1944년과 1946년에도, 도시와 바다 위로 거친 파도를 일으켰고 그 기억은 아직도 일본인의 마음에 깊숙이 남아 있다. 정부는 앞으로 30년 내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는데, 예측 불가한 밤하늘 아래 국민의 불안은 쉽게 걷히지 않는다.
토목학회는 수도권 직하 지진의 위험성도 함께 지적했다. 수도에서 강진이 일어나면 약 1,110조엔, 즉 1경484조원의 경제적 손실도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약 58조엔의 인프라 투자와 21조엔의 보완 대책이 실행될 경우, 각각 396조엔, 410조엔 가량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전 대책과 끝없는 준비뿐이라는 듯.
2025년 3월 일본 정부는 난카이 대지진 예측 피해로 직접 사망자 29만8천명에 재해 관련 사망자 5만2천명, 건물 235만동의 피해까지 예상했다. 이러한 수치는 이번 계획 개정의 긴박함과 절박함을 대변한다. 명멸과 불안의 경계에서 정부와 학계, 그리고 시민들은 큰 그림자를 견디면서도 피할 수 없는 미래에 조용히, 그러나 굳건히 대비하고 있다.
이번 연구와 계획 개정은 일본 사회 전반의 내진·방재 철학에 근본적 전환점을 시사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 앞에서 구체적인 통계와 서늘한 전망은, 결국 정책 수립과 국민 의식, 그리고 연대의 자리를 더욱 의미 있게, 조용히 예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