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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그라비아 파문”…그라비아 모델 대표들, 충격 내막→판결 앞둬 씁쓸함 짙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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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그라비아 파문”…그라비아 모델 대표들, 충격 내막→판결 앞둬 씁쓸함 짙어져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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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미소와 카메라 셔터 소리가 교차하는 공간, 그 빛 뒤편에 숨겨졌던 폭력의 그림자가 드러났다. 아트그라비아 소속사 전·현직 대표들이 다수의 그라비아 모델을 상대로 반복적 성폭행과 강제 추행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무대 위의 화려함과는 달리 그라비아 촬영 현장은 권력에 의존하는 위태로운 구조 속에서, 피해자들의 두려움과 울림이 오랜 시간 숨겨져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 부천시 일대 호텔 등지에서 수년간 촬영이라는 명목 아래 5명의 모델을 13회에 걸쳐 성폭행했으며, 9명에게 강제 추행을 했다. 특히 미성년자까지 성행위를 암시하는 자세를 강요하며 사진·영상을 제작한 혐의도 포착돼 씁쓸함이 깊어졌다. 이러한 현장에서는 "표정이 좋지 않다", "눈을 감고 느끼라"는 지시 아래 신체 접촉 등 비상식적 요구가 이어졌고, 명확한 거부 의사 표현조차 억압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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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모델들은 현장의 폐쇄적 분위기와 직업적 약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거부 시 불이익을 암시받으며 스스로를 지켜내기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지난 2023년 7월, 용기를 낸 일부 모델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를 부인한 장 씨와 이 씨는 오히려 피해를 주장한 16명을 명예훼손 등으로 역고소하며 맞섰으나, 검찰은 무고 혐의와 휴대폰 은폐, 추가 소송 남용 등 조직적 사건 축소 시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범죄의 비극은 단순히 개인적 상처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의 한 복판에서, 절대적인 권력이 어떻게 취약한 개인을 함부로 소모하는지 보여주는 단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첫 재판은 내달 21일 열릴 예정이며, 사법부가 어떤 진실을 마주할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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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그라비아#그라비아모델#성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