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삼계탕 한 그릇”…중복맞이 보양식 소비에 손길 몰린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장 무더운 시기, 중복이 다가왔다. 예전에는 복날마다 셋이 모여 솥단지에 삼계탕을 끓이던 풍경이 익숙했지만, 요즘은 온라인 주문으로 집에서 간편히 보양식을 챙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각자 다른 방식이지만, 여전히 중복에는 특별한 한 끼를 준비하는 일상이 이어진다.
중복은 하지 이후 세 번째 경일로, 올해는 7월 30일 수요일에 돌아온다. 이날을 전후해 삼계탕, 장어구이, 각종 탕류 등 여름철 보양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식당가 곳곳에서 ‘복날 특선’ 메뉴를 내세운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배달 앱에선 삼계탕, 한방백숙, 추어탕 등 전통 메뉴와 더불어 샤브샤브, 국밥 등 현대식 보양 메뉴가 눈길을 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보양식 배달 주문량이 매년 복날마다 20% 넘게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특히 “더워서 밖에 나가기 힘드니까, 에어컨 켠 집에서 삼계탕을 시켜먹는다”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많다. 여름철을 기점으로 대형마트 간편식 삼계탕도 ‘품절 대란’이 예사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복날 음식의 의미를 지키면서도, 취향과 생활패턴 맞게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 최근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계절과 건강의 심리적 리추얼’이라고 부르며, “복날 음식을 챙기는 것은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작은 의식이자, 더위 속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통찰한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날은 덥지만 꼭 챙겨먹고 지나가야 뭔가 마음이 든든하다”, “우리 집 식구들은 복날마다 아무리 바빠도 삼계탕 한 끼는 꼭 같이 먹는다”는 글이 이어진다.
무심코 이어지는 계절의 반복 속에서, 복날 보양식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여름의 의식’이 됐다. 삼계탕 한 그릇에 담긴 건강과 정성, 그리고 다시 돌아올 무더위를 이겨내려는 우리의 작은 다짐. 작고 사소한 행동 같지만, 이번 중복 역시 우리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