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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례 깨고 경선”…국민의힘 권영진·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 놓고 정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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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례 깨고 경선”…국민의힘 권영진·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 놓고 정면 승부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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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의원과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의원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양측은 9일 각각 대구시당에 후보 등록을 마치며, 그간 합의 추대 관례를 깨고 처음으로 경선 구도를 만들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 2명이 시당위원장직을 두고 경쟁을 벌이기는 극히 이례적이며, 당선자는 이달 말께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권영진 의원은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패배로 대구는 위기를 맞았고, 대구시장마저 공석인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정치적 역할이 중요한 적은 없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권 의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지역 소외론을 거론하며 “대구 정치 부활의 시작은 시당위원장 경선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예산협의회 정례화, 당원투표제 실시를 추진하겠다”는 정책 공약도 내놨다.

이에 맞선 이인선 의원도 같은 날 후보 등록을 끝내고 저녁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이 “특정인의 정치적 욕심을 실현하는 통로가 돼서는 안 된다”며 민주적 자치와 당원·지역 주민 목소리 반영을 강조했다. 아울러 “권 의원이 동료 의원들의 합의를 뒤집고 출마를 강행했다”고 비판하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정치 명분이 아니라 신뢰 회복과 혁신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책협의회 및 TK 정례 협의회 구성” 등 지역 공동체 강화를 내세웠다.

 

정치권의 판단은 팽팽하게 갈렸다. 당초 대구지역 국회의원 10명은 지난주 이인선 의원을 추대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권영진 의원이 “자유로운 경쟁이 필요하다”며 합의 추대에 반기를 들면서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양측 모두 재선으로 자격 요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반면, 이인선(1959년생) 의원이 연장자다.

 

이번 경선을 두고 “보수 텃밭 내부의 세대·조직 변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공정한 경선’에 방점을 찍는 목소리와 함께, 지역 정치의 혁신 계기를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 구체적 선거 일정과 방식, 대의원 투표 절차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강대식 대구시당위원장 임기가 이달 말 끝나는 가운데, 차기 위원장 선출도 31일 이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치권은 한동안 유례 없는 경선 국면과 후보자 간 대립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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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이인선#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