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쉐론 시계도 증거인멸 정황”…김건희, 특검 심사서 추가 혐의 쟁점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둘러싼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명품 시계 이슈까지 전면에 내세우며, 증거인멸 정황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김건희 여사 측은 강경하게 반발하며 피의자의 방어권이 침해당했다고 항의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바쉐론 콘스탄틴’ 명품 시계를 수사와 관련한 주요 증거인멸 정황으로 제시했다. 특검팀은 이 시계의 구매자로 지목된 사업가 서씨 진술조서를 제출하며, 김 여사가 수사에 대비해 해당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변론했다.

김건희 여사는 2022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고액 후원자였던 서모씨에게서 사업상 편의 청탁과 함께 이 시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자택에서 시계가 담긴 것으로 보이는 상자와 보증서를 확보했으나, 시계 실물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아직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되지 않았던 ‘나토 목걸이’ 이슈도 법정에서 집중적으로 꺼냈다. 김 여사는 해당 목걸이를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할 때 착용했다고 알려졌다. 이 목걸이는 당초 재산신고 누락 의혹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뇌물성 수수 논란까지 번진 상황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6일 대면조사에서 나토 목걸이가 “20년 전 홍콩에서 구입한 가품”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특검은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진품을 김 여사에게 선물하고 몇 년 뒤 돌려받았다’는 내용의 자수서와 진품 실물까지 확보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따라 법정에서는 김 여사가 목걸이의 진품과 가품을 바꿔치기하며 거짓 해명을 시도했다고 부각했다.
김 여사 변호인은 “구속영장과 무관한 별개의 범죄사실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며 “특검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항의했다.
특검 측은 이 같은 반박에 대해 “재판부가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범죄사실 전후 경위와 공범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에, 영장에 적히지 않은 혐의도 심사에서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며 특검팀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특검이 선물 시계, 나토 목걸이 등 다양한 증거를 통해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평과 함께, 김건희 여사 수사를 둘러싼 정국 파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향후 특검팀은 압수품 실물 확보와 추가 관계자 조사를 병행하며, 혐의 입증 작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