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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런던협상 앞두고 증시 관망”…뉴욕 3대 지수 엇갈려→글로벌 시장 긴장 고조
국제

“미국·중국 런던협상 앞두고 증시 관망”…뉴욕 3대 지수 엇갈려→글로벌 시장 긴장 고조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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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월스트리트에는 한편의 정적이 감돌았다. 뉴욕증권거래소, 그 대리석 기둥 아래로 굳게 닫힌 거래장 문틈마다 전 세계 투자자의 숨죽인 시선이 스며들었다. 9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는 각각 다른 궤적을 그리며 날을 마감했다. 이번 장세는 미국과 중국, 두 초강대국이 다시 마주한 영국 런던 협상 탁자 위에서 촉발된 긴장 덕분에, 서쪽 회색하늘처럼 불투명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1포인트, 0.00% 내려 42,761.76으로 숨을 골랐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6,005.88에 닿으며 0.09% 올랐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9,591.24로 0.31% 뛰었다. 시장 전체는 관망의 늪에서 고요하게 흔들렸다. 세계 경제의 심장부, 뉴욕조차 미중 협상의 여운에 흔들렸던 밤이다.

뉴욕증시 혼조 마감…다우 0.00%↓, 미·중 런던협상 대기 속 S&P500·나스닥 상승
뉴욕증시 혼조 마감…다우 0.00%↓, 미·중 런던협상 대기 속 S&P500·나스닥 상승

이번주 피어나듯 재개된 런던 협상은, 한 달 전 제네바에서 일어났던 미중 회담의 매듭을 풀고자 했다. 특히 희토류—하이테크 산업의 심장부를 지탱하는 이 희귀한 원소들이, 양국 무역전쟁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케빈 해싯 미국 국가경제위원장(NEC)은 “중국의 안정적 희토류 공급 확보”에 방점을 찍으며 이번 협상의 목적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좋은 보고가 오간다”고 말했지만, “중국은 쉽지 않다”는 한 마디로 복잡다단한 현장의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 사이 시장의 움직임은 미묘하게 요동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상승률 1.96%를 기록했으며, 브로드컴만이 약보합을 보이고 나머지 종목은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이 정상화될 경우, 미국의 수출 제재완화라는 기대도 피어올랐다. 임의소비재가 업종별로 1% 넘게 오르며 낙관의 작은 불씨를 쥐었다.

 

시계탑 아래 거인들, 애플은 세계개발자콘퍼런스에서 발표된 AI 성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에 밀려 1.2% 내렸다. 그러나 알파벳은 1% 중반대, 테슬라는 4.55%가 반짝이며 아침별처럼 떠올랐다. 기술주의 울림은 이따금 시장의 맥박을 이끈다.

 

워너브라더스의 분할 소식이 장중 13% 급등을 불렀으나, 폐장 땐 -2.95%로 내려앉았다.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는 영국 옥스퍼드아이오닉스를 인수해 2% 이상 올랐지만, 로빈후드는 S&P500 편입 실패로 -1.98%를 기록하며 시장의 냉정함을 다시 환기시켰다.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는 7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85.5%에 달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변동성 감소 신호가 포착됐고, 변동성 지수(VIX)는 2.33% 상승한 17.16을 나타내 안전과 투기의 경계가 흐릿해졌다. 블루칩데일리트렌드리포트의 래리 텐타렐리 수석 기술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미중 대형주와 반도체 중심 매수에 나서며 양국간 무역 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고 풀어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도, 미국과 중국은 런던의 회의장에서 긴 대화를 잇는다. 전 세계 시장은 이 협상 한 마디, 합의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 지켜본다. 글로벌 금융의 공명은 미중의 테이블 위에서 길고 깊게 울려 퍼진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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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뉴욕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