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논의 '숙의 필요'”…국민의힘, 두 차례 의총도 실질 결론 못 내
혁신 논의를 둘러싼 파열음이 다시 커졌다. 국민의힘이 7월 23일 '윤희숙 혁신안'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진통 끝에 사실상 결론 없이 종료됐다. 당내에서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와 지도부, 의원들 간 입장 차가 분명히 드러나며 쇄신 논의가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과 오후 총 2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혁신위가 이달 9일 제안한 혁신안 3가지(대국민 사죄 포함 1호안, 최고위원 선출방식 변경 2호안, 당원소환제 강화 3호안)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첫 의총은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불참 속 1시간 만에 정회됐고, 이후 윤 위원장이 참석한 오후 회의도 40분 만에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났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윤 위원장이 구체적인 혁신안을 언급하지는 않았고, 우리 당이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한 큰 틀만 언급했다"며 "의원들이 문제 제기나 의견 표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인선 문제 제기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혁신안 논의보다는 대여 공세와 인선 검증에 당력이 집중돼야 한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윤희숙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죄해야 한다는 1호안을 중심으로 호소했다"며 "지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의식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1호안 위주로 논의했고, 직접적 반대보다는 숙의가 필요하다거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의총 내에서는 혁신위원장이 개인 자격으로 제안한 인적 쇄신이나, 2·3호안 논의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위원장은 '숙의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1호안을 발표한 지 거의 2주가 지났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고 전하면서도, 의원들의 의사에 대한 추가 언급은 삼갔다.
또한, 혁신안보다 대여 공세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선 "사죄하는 자세에서 국민께 인정받지 못한다면 나머지 모든 활동 역시 회의적"이라며, 혁신 논의의 우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오전 의총 불참을 둘러싼 '진실 공방'도 이어졌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의총이 있다고 통보했으나 윤 위원장이 참석 의사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윤 위원장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는 의원총회 초대에 응했고, 기꺼이 나갈 의향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원 사이에선 8월 22일 전당대회를 앞둬 당권 다툼과 혁신 논의가 무엇보다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일단 당분간 대여 공세에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추가 의총 개최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혁신위원회와 지도부 간 갈등이 표면화되며, 국정 쇄신 논의가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국민의힘은 향후 당내 의견수렴을 이어가면서도, 장관 인선 등 현안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국의 혼전 속에 혁신 논의가 일정 기간 유보될 전망이다.